박상준 메디컬아이피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의료 AI 솔루션 기업에 머무르지 않고 ‘휴먼 디지털 트윈(Human Digital Twin)’ 기반 글로벌 의료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회사는 의료영상 속 데이터를 디지털 바이오마커로 정량화하고 이를 예방의료와 정밀의료, 신약개발까지 연결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사업 방향을 넓히고 있다.
박상준 대표는 서울대 대학원 방사선응용생명과학 박사다. 2015년 서울대병원 의료기기혁신센터 부센터장을 맡던 중 메디컬아이피를 창업했다. 따라서 회사는 2015년 서울대병원 제1호 벤처기업으로 출발했다. 회사는 의료영상 AI와 디지털 트윈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초기에는 CT·MRI 등 의료영상을 3차원으로 구현하고 분석하는 기술에 집중했다.
메디컬아이피는 내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이에 앞서 올해 하반기에는 프리 IPO를 통해 투자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에는 박근주 전 엘앤케이바이오메드 대표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며 경영 체계 고도화에도 나섰다. 박 대표는 “기업이 성장할수록 기술만큼 중요한 게 경영 체계와 시장의 신뢰”라며 “IPO는 단순한 상장 이벤트가 아니라 시장과의 새로운 약속이자 더 높은 수준의 책임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요구받는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에게 강조하고 싶은 지표는 매출 규모만이 아니다. 그는 “플랫폼 기업의 가치는 얼마나 많은 제품을 판매했느냐보다 얼마나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구축했느냐에서 결정된다”며 “반복 매출 확대와 글로벌 확장성, 생태계 성장이 기업가치를 보여줄 거라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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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공간에 실제 사람 구현…의료 미래 ‘예방’에
메디컬아이피의 핵심 제품은 ‘딥캐치(DeepCatch)’다. 딥캐치는 CT와 X-ray 영상에서 △근육·지방의 양과 질 △골밀도 △혈관 석회화 등 기존 영상에 숨어 있는 건강 정보를 AI로 자동 분석한다. 박 대표는 “단순한 영상 분석이 아니라 개인의 건강 상태를 수백 개의 디지털 바이오마커로 정량화하는 기술”이라며 “추가 검사 없이도 현재 건강 상태와 미래 질환 위험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 예방의료의 핵심 데이터가 된다”고 설명했다.
메디컬아이피가 강조하는 휴먼 디지털 트윈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개념이다. 개인의 영상 데이터와 체성분, 임상정보, 생체신호, 향후 유전체와 생활습관 데이터까지 통합해 실제 사람을 디지털 공간에 구현한다. 이를 통해 수술 시뮬레이션과 의료교육, 임상 의사결정은 물론 개인 맞춤형 치료와 치료 효과 예측까지 지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많은 이들이 디지털 트윈을 단순히 3D 영상을 만드는 기술로 이해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휴먼 디지털 트윈은 의료영상과 임상 데이터, 생체신호, 유전체 데이터까지 통합해 실제 사람을 디지털 공간에 구현하는 플랫폼”이라며 “의료의 미래는 진단에서 예측으로, 치료에서 예방으로 이동할 거라 본다”고 생각을 꺼냈다.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엔비디아에서 AI헬스케어 위원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는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방한 당시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단순한 기술 제휴나 공동 마케팅을 넘어 미래 의료 AI의 방향에 대한 비전을 공유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메디컬아이피는 의료 분야의 휴먼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엔비디아는 이를 구현·확장할 AI 컴퓨팅과 디지털 트윈 생태계를 제공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해 SaaS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
메디컬아이피는 플랫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이를 위해 딥캐치를 중심으로 구독형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사업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신규 고객은 SaaS 모델을 기본으로 도입한다. 기존 고객도 단계적으로 구독형 서비스로 전환한다. 건강검진기관과 병원 고객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의료기기 기업과 OEM 공급이나 전략적 파트너십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우선순위는 미국이다. 박 대표는 “미국은 세계 최대 의료시장인 동시에 의료 AI와 예방의료에 대한 수용성이 가장 높은 시장”이라며 “FDA 인허가를 받은 딥캐치를 기반으로 건강검진과 기회검진 분야를 확대하고, 병원·검진기관 중심으로 SaaS 플랫폼 사업을 키우고자 한다”고 구상을 전했다.
유럽에서는 대학병원과 연구기관과 협력하고자 한다. 이들과 임상 연구, 공동개발을 하면서 휴먼 디지털 트윈의 가치를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중동, 인도, 동남아시아도 주요 성장 시장으로 보고 있다. 의료 인프라가 빠르게 확장되고 의료 AI와 디지털 헬스케어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교육과 수술 시뮬레이션 솔루션인 ‘메딥프로(MEDIP PRO)’와 ‘메딥박스(MEDIP BOX)’는 현지 의과대학과 수술 트레이닝센터를 중심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그는 “AI가 질병을 찾는 시대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AI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AI가 사람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회사를 꿈꾼다”고 했다. 이어 “회사 비전인 ‘디지털 트윈 AI로 예측 가능한 의료를 구현하다(Make Healthcare Predictive through Digital Twin AI)’를 현실로 만들어 의료 산업 패러다임을 진단에서 예측으로, 치료에서 예방으로 바꾸는 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