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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방위원인 허은아 의원은 “정 위원장은 무조건 나를 따르라는 식으로 상임위를 진행한다”며 “지금 민주당이 말하는 것을 듣다 보면 민주당스러운 `꼼수소통`이자 겉과 속이 다른 `수박소통`”이라고 했다. ‘수박’은 이재명 의원 지지자들이 그를 반대하는 당내 인사들을 겨냥해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말이다.
과방위를 둘러싼 여야 대치는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됐다.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상태에서 정 위원장과 민주당 의원들로만 단독 회의를 연 것이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도 반격에 나섰다.
정필모 민주당 의원은 “우리 당을 향해서 수박소통이라는 말로 폄하하고 모욕한 것에 대해 여당은 사과하라”며 “그런 식으로 말하자면 여당은 양두구육식 소통을 하는 것이냐”고 했다. 고민정 의원은 “국민의힘은 아직도 본인들이 야당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아 답답하고 참담하다”며 “결산할 것도, 의결할 것도 많은 상황에서 다급하게 촉구해야 하는 것은 여당인데 오히려 민주당이 빨리하자고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부의장인 김영주 의원도 “과방위를 파행으로 모는 것은 여당”이라면서 “첫 단추부터 잘 끼워야 하는데 1차 회의 때 (간사 내정자인) 박성중 의원은 세미나를 하고 있지 않았냐”고 따졌다.
여야 대치에도 정청래 위원장은 법안심사 소위원회 구성 건 상정을 강행하고 의결에 들어가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은 전원 퇴장했다. 정 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신 쪽으로 다가가자 “의사진행을 방해하면 국회 선진화법에 의해 고발할 것”이라며 “제 몸에 손대지 마세요”라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에 “고발하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결국 과학기술원자력법안심사소위원회, 정보통신법안심사소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 청원심사소위원회 등 4개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장을 조승래 민주당 의원으로, 예산결산심사소위원장을 정필모 민주당 의원으로 선임하는 안은 민주당 의원들만 남은 상황에서 가결됐다.
한편 박성중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과방위에 온 민주당 소속 정청래 위원장이 국회법을 무력화하면서까지 막무가내인 것은 과방위 법안 2소위를 장악하는 게 방송법 통과에 이롭다는 비열한 계산법이 깔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