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은 8월말 어메리칸 픽업트럭의 대명사인 쉐보레 콜로라도를 출시한다. 1982년 1세대 모델을 출시한 이후 30년이 넘는 동안 갈고 닦은 숙성된 기술로 무장했다. 경쟁이 치열한 미국 픽업트럭 시장에서 출시 이후 45만대 이상을 판매한 인기 차종이다. 지금까지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쌍용차가 독점해왔다. 여기에 한국GM이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도전자는 예상보다 강력하다.
쌍용의 픽업트럭 역사도 올해로 17년째다. 2002년 무쏘 스포츠로 시작해 액티언 스포츠, 코란도 스포츠, 렉스턴 스포츠로 이어왔다. 코란도 스포츠 시절 연 평균 2만~2만5000여대 팔렸던 것과 달리 2018년 G4 렉스턴을 기반으로 제작된 렉스턴 스포츠를 출시하면서 4만2021대로 급증했다. 올해는 짐칸 길이를 늘린 '렉스턴 스포츠 칸'을 출시하면서 월 평균 3700대 가량 판매하며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SUV 인기가 높아진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픽업트럭 본래 용도는 넓은 적재함을 활용한 물건 운반이다 험로를 다니며 레저 활동을 즐기는 경우다. 국내 소비자들이 픽업 트럭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화물차로 등록해 보다 저렴한 가격에 SUV로 바꿔 탈 수 있어서다. 실제 출고 후 적재함에 하드탑을 씌어 SUV로 용도를 바꿔 사용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콜로라도 파워트레인은 3.6L V6 가솔린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다. 최고출력 312마력, 최대토크 38.2kg.m를 낸다. 후륜구동을 기본으로 전자식 오토트랙 4륜 시스템이 달린다. 고배기량 가솔린 엔진인 만큼 유류비 부담은 높아진다. 디젤엔진을 장착한 렉스턴 스포츠에 비해 가속 성능이나 NVH에서는 한 수 위다.
그럼에도 콜로라도가 환영 받는 이유는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한국GM은 국내 철수설을 겪으며 지난 몇 해 동안 고초를 겪고 있다.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지난해 중형 SUV 이쿼녹스를 출시했지만 판매량 회복에 실패했다. 한국GM은 앞으로 꾸준히 신차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콜로라도가 선봉장 역할을 맡는 셈이다.
콜로라도에 이어 9월 대형 SUV 쉐보레 트래버스도 나온다. 다양한 신차 출시로 판매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