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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보잉 737맥스8 상업운항 전면 중단

방성훈 기자I 2019.03.27 12:12:27

中민용항공국 "21일부터 내항증명서 신청 중단"
"안전성 검증 등 운항 가능 확인될 때까지 발급 멈출 것"
사실상 737맥스8 도입 금지…보잉 中사업에 타격
佛에어버스 구매계약 등 "무역협상과 관련" 의혹 제기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이 잇따른 추락사고로 전 세계에서 운항이 중단된 보잉 737맥스8 기종의 상업운항을 금지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같은 기종이 엔진 이상으로 비상착륙한 가운데 전해진 소식이어서 눈길을 끈다. 또 중국이 보잉 경쟁사인 프랑스 에어버스와 대규모 항공기 구입 계약을 체결한지 하루 만이어서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성을 부인할 수 없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27일 블룸버그통신 및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민용항공국은 지난 21일부터 항공운송회사들에게 보잉의 737맥스8 기종의 내항증명서(airworthiness certificate) 신청을 더이상 받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내항증명서는 민간 항공기에 대해 운항이 적합한지 등 안전성 및 신뢰성을 항공 당국이 보증하는 문서다. 기체 조달시 반드시 필요한 서류여서 신청이 재개될 때까지 보잉 737맥스8 기종을 도입할 수 없다. 상업운항은 물론 수입까지도 사실상 잠정 금지한 셈이다.

민용항공국은 이날 “보잉 737맥스8 기종은 5개월 동안 두 차례나 비슷한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안전위험에 대한 엄격한 통제 등 관리원칙에 따라 해당 기종의 상업운행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세부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추가 설명은 없었으나 중국 신화망 등은 민용항공국이 737맥스8 기종 추락 원인에 대해 기체 설계 결함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에 민용항공국은 관련 사고 조사에 인력을 파견했다면서, 시스템 보완이 이뤄진 뒤 자국 내 항공이 가능항지 적합성을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항증명서 신청 재개는 검증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 10일 에티오피아항공의 737맥스8 항공기는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볼레 국제공항을 이륙한 뒤 6분 만에 추락했다. 탑승객 및 승무원 등 157명 전원이 사망했다. 앞서 작년 10월 라이온에어의 같은 737맥스8 기종 항공기가 이륙 13분 만에 자바해에 추락해 189명이 사망했다.

중국 민용항공국은 에티오피아 항공기 추락사고 다음날 같은 기종의 중국 내 운항을 일제히 정지시켰다. 이후 세계 각국의 운항 중단·금지가 잇따랐고 보잉을 보유한 미국은 이틀 뒤인 13일 가장 늦게 운항 금지를 결정했다.

이날 내항증명서 발급 중단 소식도 미국 플로리다에서 737맥스8 기종이 엔진 고장을 일으켜 비상착륙한 상황에서 나왔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이날 사우스웨스트 항공 소속 보잉 737맥스8 항공기가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이륙한 뒤 엔진에 문제가 생겨 회항 후 비상착륙했다. 이 항공기는 운항 금지 조치에 따라 항공기 보관소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빅터빌로 향하고 있었으며 승객은 탑승하지 않은 상태였다.

한편 민용항공국의 결정은 보잉의 중국 사업 진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것으로 관측된다. 보잉은 작년 12월 상하이 인근에 737 맥스8 인도 거점을 개설하고 판촉 활동을 확대해 왔다.

중국은 또 시진핑 국가주석의 프랑스 국빈방문에 발맞춰 지난 25일 에어버스 A320시리즈에 대한 350억달러(약 39조6000억원) 규모의 구매계약을 체결, 경쟁사인 보잉에 타격을 입혔다.

이에 일각에선 미중 무역협상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컨설팅 기업 틸그룹의 리처드 애불러피아 부회장은 블룸버그에 “중국의 이번 조치는 광범위한 차원에서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이 있다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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