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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에…설 선물 매출, 백화점↓·마트·홈쇼핑↑

강신우 기자I 2017.01.24 14:17:58

현대百-9.4·신세계-3.7%, 롯데만 2.4%↑
"명절 선물 매출 중 역신장은 이번이 처음"
이마트·온라인서 5만원 이하 상품 매출↑

(자료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올해 설 명절 선물세트 매출이 유통업계별로 갈렸다. ‘고가 상품’ 위주인 백화점은 전년 설 직전 기간 대비 매출이 줄었고 ‘실속 상품’이 많은 대형마트·홈쇼핑 등은 다소 늘었다.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이 적용되는 첫 명절인 만큼 5만원 이하 상품 중심의 소비가 이뤄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백화점, 역신장 속 할인행사 잇따라

큰 타격을 입은 쪽은 ‘고급 이미지’가 강한 현대백화점이다. 작년 설 전 기간 대비 본판매 기간(1월9일~22일), 매출이 9.4% 역신장했다. 품목별로 보면 △축산(-13.2%) △수산(-12.5%) △청과(-11.8%) 등으로 토종 상품의 판매 부진이 두드러졌다. 반대로 홍삼(14.3%), 비타민(6.3%) 등 건강식품 신장률은 호조를 보였다. 현대백화점 측 관계자는 “내외 경기불황과 김영란법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설 선물 매출이 저조하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본판매 기간(1월12일~22일), 전년대비 3.7% 매출이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수산이 5.5%로 감소폭이 가장 컸으며 농산물(-3.8%), 축산(-1.9%) 등의 순으로 매출이 부진했다. 반면 건강·차 품목에선 31.0% 매출이 증가했다. 김선진 식품생활담당 상무는 “김영란법이 첫 적용되는 등 소비가 위축되면서 명절 선물 매출이 처음으로 역신장을 기록했다”며 “다만 축산이나 수산류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건강식품은 신장률이 높았다”고 했다.

롯데백화점은 역신장은 피했다. 본판매 기간(1월1일~18일), 전년대비 2.4% 매출이 늘었다. 경쟁사보다 이른 판매 시기를 잡으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축산과 수산은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했다”며 “전체적으로 고가 상품의 매출이 부진하고 저렴한 건강식품이 잘 나가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이들 백화점은 설 명절을 앞두고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8일부터 27일까지 한우·굴비 등 설 선물세트를 최대 30%까지 가격을 인하했다. 롯데백화점도 한우·굴비·청과 등 매출 부진 품목을 중심으로 오는 22일 정상가 대비 최대 70%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중국 춘절 처음으로 싼커(散客·개별관광객)를 집중겨냥한 마케팅에 나섰다.

◇마트·온라인, 5만원↓상품 매출 급증

대형마트와 홈쇼핑 등은 백화점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본판매 기간(12월8일~1월16일, 12월8일~1월21일) 각각 3.7%, 1.2%, GS홈쇼핑은 지난 8일부터 22일까지 온라인의 명절 선물세트가 전년대비 5%의 신장률을 보였다. 오픈 마켓인 SK플래닛의 11번가, G마켓·옥션도 각각 10% (1월3일~17일), 31%(1월9일~22일), 32%(1월9일~22일) 의 매출 및 판매신장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5만원 이하 선물세트에서 매출이 13.2% 늘어난 데 반해 5만원 이상 상품은 21.8% 줄었다. 품목별로는 조미료·통조림 등이 10% 이상 늘었지만 축산·과일·수산 등은 20% 가까이 급감했다. 롯데마트도 축산(-15.6%), 수산(-13.1%), 과일(-6.9%) 품목에서 급감했으나 양말(105.7%), 건강(16.3%) 등 저가 품목에서 매출을 이끌어 역신장을 면했다. 오픈마켓에선 식용유·참치캔·커피 선물세트, 건강즙 선물세트 등이 인기품목으로 꼽혔다.

김주희 11번가 사업부문유닛장은 “5만원 미만의 저가형 선물세트 판매 비중이 80%에 이른다”며 “김영란법 시행 후 첫 명절을 앞두고 5만원 미만의 저가형 선물세트 판매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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