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신기술 수용 높은 '중동'…"국내 스타트업에 새로운 기회"

박소영 기자I 2023.12.15 20:25:59

한 국가에서 성공 시 중동 전역 사로잡기 용이
국가 단위 프로젝트로 신기술에 열린 시장
낮은 법인세·국가별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

[이데일리 박소영 기자] “국내 스타트업들은 동남아시아와 일본에 이어 중동 시장을 바라보고 있어요. 규모와 시장성, 경쟁률, 세제혜택 측면에서 매력적이거든요.”

아랍에미리트(UAE)에 본사를 둔 벤처캐피털(VC) 쇼룩파트너스(Shorooq Partners)의 권용현 이사는 15일 아산나눔재단과 공동 개최한 ‘중동 진출 및 투자유치 전략’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중동은 같은 언어와 문화, 종교를 공유하는 만큼, 권역 전체가 하나의 경제로 기능하는 거대한 시장이기에 진출 시 ‘규모의 경제’를 노리는 국내 스타트업이 취할 수 있는 장점이 크다는 설명이다.

권용현 쇼룩 파트너스 이사가 국내 스타트업 관계자들에게 중동 시장의 확장 가능성과 진출 전략을 알리고 있다.(사진=박소영 기자)
이날 세미나에서 주요 연사로 나선 권용현 이사에 따르면 중동은 ▲시장 규모 ▲높은 구매력 대비 낮은 경쟁률 ▲탈석유 정책으로 인한 전폭적인 정부 지원 ▲파격적인 세제 혜택 등 다방면에서 매력적인 국가다. 그는 “이러한 이유에서 국내 스타트업의 중동 진출에 대한 논의가 올해 들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지난 3월 사우디 스타트업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국내에서 개최한 스타트업 행사 ‘컴업 2023’에선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쪽 투자사가 대거 방문해 국내 스타트업들과 투자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우선 중동은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부를 쌓은 만큼 유동성이 커 구매력은 높지만, 이를 뒷받침할 기업이 아직 부족하다는 게 권 이사의 설명이다. 지난 20년간 중동 지역의 허브로 기능한 UAE의 두바이를 제외하고는 외국 기업과 인력에 개방적이지 않았던 탓이다. 그는 “앞으로는 중동 진출 시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두바이는 외국기업과 인력에 대한 수용성이 높고, 사우디는 개방이 늦었지만 최근 빈 살만 왕세자를 필두로 대규모 국책사업을 펼치는 만큼 최근 들어 주목이 필요한 국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UAE와 사우디 정부가 각각 오일머니에만 의존하던 정책에서 벗어나 탈석유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두 나라는 이 정책의 하나로 각종 미래 산업 육성을 정부 제1순위 과제로 삼고 있다”며 “중동 국가들이 디지털 전환 과도기에 접어든 만큼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을 비롯한 신기술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특히 스마트폰 보급률이 늘어남에 따라 온라인보다는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기술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세재 혜택도 파격적이라고 짚었다. 권 이사는 “정부는 각종 신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며 “UAE는 한국 대비 기본 법인세가 낮고, 대부분 세금이 면제되는 지역도 있다. 사우디 역시 50년간 법인세를 면제하거나 규제를 완화하는 등 자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에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동에서 비즈니스를 영위할 경우 ‘샤리아(이슬람 관습법)’를 지키는 등 ‘신뢰’가 선결돼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돼지고기를 포함해 식료품 판매할 때 몇 가지 금지 품목을 잘 따져야 하는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불닭볶음면 역시 내수용과 성분이 조금씩 다르다”며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진출 시 보다 문화에 맞춰 도박·사행성을 띄지 않거나 의상을 단정히 하는 등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쇼룩 파트너스는 2017년 신유근·마흐무드 아디 대표가 공동 창업한 중동 소재 VC다. UAE 수도 아부다비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두바이를 중심 지사로 삼고 있다. 사우디 리야드, 이집트 카이로,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서울에 지사를 뒀다. 에쿼티 투자를 통해 핀테크, 이커머스 등 분야의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하며, 벤처대출로 시리즈 B·C 단계 스타트업을 돕고 있다. 중동 지역의 국부펀드뿐 아니라, 한국벤처투자 등 국내 출자자(LP)들을 주요 출자자로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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