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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키신저 전 장관을 만나 “우리는 오랜 친구와 그의 역사적 공헌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52년 전 마오쩌둥 주석, 저우언라이 총리, 닉슨 대통령과 당신은 탁월한 전략적 안목으로 중미 협력이라는 정확한 선택을 했다”며 리처드 닉슨·제럴드 포드 대통령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으로 활약하며 1979년 미·중 수교를 이끌어낸 키신저 전 장관의 활약상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과 어떻게 하면 양국이 잘 지내고 중미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할 것인지 논의할 용의가 있으며 이는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되며 세계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며 “당신과 미국의 통찰력 있는 사람들이 중미 관계를 올바른 궤도로 되돌리기 위해 계속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시 주석은 키신저 전 장관이 최근 100세 생일을 맞았고 중국 방문이 100회가 넘는다는 점을 언급하며 “두 개의 100을 합하면 이번 중국 방문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도 언급했다.
이에 키신저 전 장관은 “첫 중국 방문 때 중국 지도자들을 만났던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저를 만나기로 한 시 주석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의 극도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미·중 관계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나는 미국과 중국 국민 사이의 상호 이해를 증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시 주석이 키신저 전 장관과 회담한 것은 최근 중국을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기후 특사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만나지 않았던 것과 대비된다. 시 주석은 지난 2019년과 2018년에도 키신저 전 장관을 만났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관리들이 방중 때 중국 정부와 관영 매체의 잔소리를 들은 반면, 깜짝 방중한 키신저 전 장관은 중국의 환영을 받았다”며 “(중국이) 양국 관계를 역사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전날 중국 외교 라인 1인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18일에는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리상푸 국방부장(장관)과 만났다. 그는 대만이 중국 영토임을 인정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고 미·중이 충돌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 국무부는 키신저 전 장관이 개인 신분으로 중국을 방문한 만큼, 그의 행보가 미 정부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