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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리재보험은 1999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 손해보험사들과 ‘항공보험 재보험 및 재재보험 특약’을 체결했다. 이 특약에는 △국내 손해보험사가 일반항공보험 위험 전량을 코리안리에 출재하도록 하는 조항 △보험요율을 코리안리로부터 구득하도록 하는 조항 △코리안리가 수재한 위험 일부를 국내 손해보험사들에게 재재보험 형태로 재출재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일부 국내 손해보험사가 해외 재보험사로부터 직접 보험요율을 구득해 계약을 체결하려 하자, 코리안리는 2006년경부터 특약 위반을 이유로 제재조치를 취하겠다며 항의했다. 해외 재보험사에게는 국내 손해보험사와의 거래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원심은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취소했다. 재보험 방어행위 이전의 요율구득의무 조항이 배타조건부 거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원심은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사무처리 편의 등을 위해 코리안리와 각 조항 체결을 선호했고, 코리안리가 강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 공정거래법에서 정한 ‘경쟁사업자와 거래하지 아니할 조건’은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일방적·강제적으로 부과한 경우뿐 아니라 거래상대방과의 합의로 설정된 경우도 포함된다고 명시했다.
대법원은 “거래상대방이 자발적으로 합의했더라도 경쟁사업자의 시장 진출이 방해돼 경쟁제한적 효과에 대한 심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일방적·강제적 부과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대법원은 코리안리의 일련의 행위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량출재의무 조항, 요율구득의무 조항, 재재보험특약 조항, 패널구성행위, 방어행위가 모두 경쟁사업자 배제를 위한 단일한 의사 아래 이뤄진 행위라고 봤다.
대법원은 “원심이 이런 행위들을 개개로 나눠 독립적으로 검토한 것은 법리 오해”라며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행위를 했을 때는 종합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배타조건부 거래행위 판단 기준을 명확히 했다는 의미가 있다. 거래상대방의 자발적 합의라 하더라도 경쟁제한 효과가 있다면 공정거래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원칙을 확립했다. 또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여러 수단을 동원해 경쟁사업자를 배제하는 경우 개별 행위가 아닌 전체적·종합적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기준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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