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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지주택 가입자격 없어도 먼저 낸 계약금 돌려받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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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5.02.04 13:16:44

자격 미달이더라도 계약 자체 무효 아니라는 뜻
조합설립인가 신청일 이후 낸 돈만 반환 가능
대법 "조합원 자격은 조합설립인가 신청일 기준"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더라도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기 전에 낸 돈은 돌려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사진= 방인권 기자)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원고 A씨가 B지역주택조합을 상대로 “부당하게 받은 돈을 돌려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2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4일 밝혔다.

지역주택조합은 일반 아파트 분양과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된다. 조합이 먼저 토지를 사들인 뒤 아파트를 지어 조합원에게 분양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초기에 큰 돈이 필요한 조합은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조합원을 최대한 많이 모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무주택자나 1주택자만 가입할 수 있다’는 자격 조건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조합원을 받으면서 분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번 사건도 유사한 사례다. 원고 A씨는 2017년 1월 B조합과 가입 계약을 맺었고, 2018년 9월 계약금으로 4657만8000원을 냈다. 하지만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하려면 집이 없거나 1채만 있어야 하는데, A씨는 2채를 가지고 있었다.

1심은 A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2심은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할 때까지 가입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면 계약금을 낼 의무가 없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종전의 비슷한 판결을 한 걸음 더 발전시켰다. 기존 판례에는 ‘처음에는 자격이 있었다가 나중에 잃은 경우’만 다뤘는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자격이 없었던 경우’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즉 대법원은 조합원 자격을 따질 때는 조합설립인가 신청일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자격이 없더라도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 것이다. 다만 설립인가 신청일까지 자격 조건을 채우지 못하면 그때부터는 조합원이 될 수 없다고 봤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설립인가 신청일 이후에 내기로 한 돈은 낼 필요가 없지만, 그 전에 내기로 한 돈은 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러한 판단 기준에 따라 A씨가 먼저 낸 1차 계약금 3000만원은 돌려받을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미운 사람에게 지역주택조합을 추천하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전국적으로 지역주택조합 관련 분쟁이 많은 상황이다. 이번 판결은 ‘조합원 자격이 있는지 여부’와 관련된 분쟁을 해결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계약을 맺을 때 자격이 있었는지와 관계없이 설립인가 신청일을 기준으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를 판단한다는 기준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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