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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PG사 관계자는 26일 “티몬이 어느 순간 상품권을 대거 할인 판매했다. 그런데 핀번호 등은 한 달 뒤에 보내주는 방식이었다. 티몬이 자본잠식였기 때문에 급하게 돈을 당긴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주문 상품권’에 대해선 결제 대금을 티몬에 넘기지 않고 보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선주문 상품권에 대해 환불 신청을 하면 PG사로서는 보관하던 자금으로 환불해줄 수 있게 된 것이다.
소비자가 카드사 등을 통해 해피머니 등 선주문 상품권을 주문하면 PG사는 결제대금을 받아 티몬에 2~3일 뒤에 전달해주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티몬한테 수상함을 느낀 일부 PG사는 해당 결제 대금을 티몬에 넘기지 않고 보관했고 그 보관 대금을 소비자 환불에 쓰고 있다.
이 관계자는 “선주문 상품권에 대해 즉시 핀번호 등을 보내주면 상관이 없는데 한 달 뒤에 준다는 게 수상했다”며 “티몬이 이런 식으로 돈을 당긴 후에 관련 상품권 정산을 안하게 되면 결국 소비자가 손해를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PG사들은 23일 티몬·위메프 정산 대란 사태가 발생한 후 환불 거래 정지를 시켰다. 티몬·위메프에서 환불 대금을 보내줘야 카드사를 통해 환불을 해줄 수 있는데 티몬·위메프에서 환불 대금을 보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선주문 상품권은 이와 달리 PG사에서 티몬으로 넘어간 결제 대금이 없기 때문에 환불 처리가 가능한 것이다.
PG사 일부만 선주문 상품권을 판매한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페이, 토스페이 등 간편결제사들은 상품권 결제를 막아놨다.
티몬·위메프 사태로 해피머니 등 상품권 발행 회사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티몬이 대량으로 상품권을 발행사에서 대량으로 매입한 후에 정산 대금을 주지 않은 상태에서 소비자에게 7%가량 할인해서 팔았다”며 “만약 소비자가 이 상품권을 CGV에서 사용하면 CGV는 상품권 발행사에 정산을 요청할 텐데 발행사는 티몬한테 정산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CGV 등에 정산해줘야 하는 압박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 상품권 발행회사는 보증보험 등을 가입하지 않아 현금 변제력이 없을 경우 파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해피머니의 경우 사용 불가 가맹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관계자는 “티몬이 판매사에게 몇 달째 정산을 안 해준 상황에서 극단적일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