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로 뿌리는 줄" 물폭탄에 막막.. 퇴근길 발목 잡히나

이영민 기자I 2024.07.18 14:46:06

늦은 오후까지 중부지역에 집중호우
20일까지 산발적인 강한 비 곳곳에 내려
21일 이후 남부지방에는 폭염·열대야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김한영 김세연 수습기자] 18일 중부지역에 쏟아진 비가 늦은 오후에 잠시 주춤하다가 이튿날 오전까지 다시 강하게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들은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세찬 빗줄기를 보며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수도권 지역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18일 경기도 오산시 오산천 산책로에 운동기구가 물에 잠겨있다.(사진=뉴시스)
기상청은 18일 열린 정례 예보 브리핑에서 장맛비가 오는 20일까지 중부지방에서 남북으로 이동을 반복하면서 일시적인 소강과 확대를 반복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날 오전 9시 경기 남부와 충청 북부에 자리 잡은 비구름은 밤까지 수도권과 강원·충청에 시간당 최대 30~60㎜, 많은 곳은 70㎜ 이상 비를 뿌리며 남쪽으로 이동하겠다. 이에 따라 남부지역에는 19일 새벽까지 시간당 20~30㎜의 강한 비가 내릴 수 있다.

오는 19일까지 이틀간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강원·충청권 30~100㎜ △광주 등 전라권 30~100㎜ △대구·부산·울산 등 경상권 30~80㎜ △제주 5~40㎜이다. 다만, 서울과 인천·경기·전북의 일부 지역은 150㎜ 이상 집중호우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대전·세종·충북 북부와 광주·전남 및 경북 북부 일부 지역에도 120㎜ 이상 폭우가 쏟아지는 곳이 있을 수 있다.

시민들은 거센 비 때문에 이동길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2시 30분쯤 서울 마포구 홍제천은 빗물에 수위가 올라 도로 위로 범람했다. 인근 맨홀 중 일부는 빗물이 역류했다. 이 모습을 본 행인들은 “이런 것은 처음 본다”며 길을 돌아갔다.

대학생 유보현(21)씨는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5분밖에 안 걸리는데 온몸이 다 젖었다”며 “하천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유씨는 “대전 서구에 사시는 할머니도 산사태로 집이 무너져서 토사에 깔리셨다”며 “다리가 골절돼 입원 중이신데 홍제천을 보니 걱정이 크다”고 했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추모(28)씨는 “하늘에서 호스로 물 뿌리는 줄 알았다”며 “의료계 종사자라 낮 12시쯤 퇴근했는데 번개까지 쳐서 태풍이 온 줄 알았다”고 말했다. 종로구에 사는 직장인 손모(27)씨는 “벌써부터 퇴근길이 걱정된다”며 “차가 많이 막힐 것 같은데 이번 주 내내 비가 온다고 해서 이 난리를 얼마나 더 겪어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빗길에 의한 교통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낮 12시 29분쯤 서울지하철 6호선 마포구청역 7번 출구 인근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던 SUV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이 일로 일대에 한동안 차량 정체가 발생했다. 운전자 이모(65)씨는 “얼마 전에도 비 올 때 사고가 났는데 또 미끄러졌다”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위험하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서쪽에서 유입된 다량의 수증기에 의해 계속 발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맛비는 오는 20일까지 제주와 남해안 인근 지역을 제외한 전국 곳곳에 최대 80㎜가량 산발적으로 내리다가 21일부터 중부지역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주말 이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3도 이상 오르면서 폭염이 나타날 전망이다. 습도가 높은 도심과 남부지방에는 열대야가 발생할 수도 있다.

18일 낮 12시 30분쯤 서울 마포구 홍제천이 도로 위로 범람하고 있다.(사진=김세연 수습기자)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