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화스와프 6개월 연장..."외화자금시장 심리 개선"(종합)

김경은 기자I 2020.07.30 13:55:43

외화자금시장 수급요건 개선
"달러 대출 환경에 우호적 기대"

사진=AFP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한국과 미국 간 600억달러(약 72조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이 내년 3월 말까지로 연장됐다.

한국은행은 3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현행 통화스와프 계약 만기를 종전 9월30일에서 내년 3월31일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통화스와프는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상대국의 통화나 달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이다.

연준은 한국을 비롯해 9개 중앙은행와 체결한 통화스와프 계약도 6개월 연장한다. 한국, 호주, 브라질, 멕시코, 싱가포르, 스웨덴 등 6개국 중앙은행과의 통화스와프 계약 규모는 각각 600억 달러다. 덴마크, 노르웨이, 뉴질랜드 등 3개국과는 300억 달러 규모다.

한은은 앞서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한 외화대출을 통해 3월29일부터 지난 5월6일까지 총 6차에 걸쳐 198억 7200만달러(약 860억원·소진율 33%)를 공급했다. 이날을 기점으로 기존 대출은 모두 만기도래해 상환을 완료했다.

현재는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나타내고 있어 외환시장은 달러 공급에 여유가 있는 편이다. 오히려 외화자금시장에서 달러 공급 요건은 나아진 상황이다. 미국과 국내 금리 역전이 해소되면서 원화채에 대한 외국인 수요가 이어지면서 달러를 빌리는데 훨씬 유리해졌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스와프 라인 연장은 달러 유동성 문제에 대한 안전장치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달러 유동성 공급에 대한 심리개선으로 달러를 빌리는 시장 상황도 훨씬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시장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통화스와프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경쟁입찰방식 외화대출을 할 예정이다. 앞서 3월19일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등하던 원·달러 환율은 다음날인 20일 하루에만 39.2원 내린 바 있다. 통화스와프 자금 공급 후 스와프 포인트(1개월물)는 상승(3월19일 -3.5원→7월29일 -0.1원)하고, 외화를 빌리는 대차(貸借)시장인 외화자금시장은 유동성 사정은 크게 개선됐다. 이날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는 0.05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스와프 포인트는 외국인이 국내 은행에 달러를 맡기고 원화를 빌릴 때 적용하는 비용이다. 달러 유동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다. 지난 3월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달러 자금을 쓰는데 드는 비용이 급등한 바 있다.

한편 한은은 원화 긴급대출제도 시한도 연장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10조원 규모의 ‘금융안정특별대출제도’를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운용기한은 종전 8월 3일에서 11월3일까지다.

금융안정특별대출제도는 일반기업 및 금융기관의 자금조달이 크게 어려운 비상상황 발생 가능성에 대비한 안전장치(safety net)다. 적격 회사채(잔존만기 5년 이내 AA- 등급 이상)를 담보로 제공하는 경우 언제든 한은으로부터 차입할 수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