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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7일 오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소상공인 금융지원 신속집행 방안 공동브리핑을 열고 “금융지원 과정에서 발생한 ‘병목현상’에 대응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정부 관계부처는 지난 19일 소상공인에 대해 총 12조원 규모의 초저금리 금융지원 패키지를 마련한 바 있다. 대출을 받기 위해 소상공인들이 은행에 몰리면서 불편이 발생하고 집행도 늦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차관은 “금융지원 세부지침이나 전산시스템 준비에 시간이 걸리는데 특정기관으로 자금 신청이 몰려 병목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긴급하게 대출을 받고자 새벽부터 줄을 서도 제대로 된 상담이나 대출 신청도 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리는 분들을 보며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신속한 자금 집행을 위해 먼저 소진공 중심으로 이뤄진 자금공급 채널을 시중은행(3조5000억원), 기업은행(5조8000억원), 소진공(2조7000억원)으로 확대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신용등급별로 대출이 분산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놨는데 이차보전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고 보증 문제로 기은 초저금리 대출도 잘 안 돼 소진공에 사람이 몰렸다”며 “이미 발표한 세 가지 프로그램이 잘 돌아가서 대출 수요가 분산되도록 하는 것이 이번 방안의 초점”이라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신용 1~3등급은 4월 1일부터 3000만원 한도에서 가까운 시중은행에서 5일 내외 신용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며 “기업은행 대출은 지역신용보증재단(지역신보) 등 보증으로 제공하는데 신용 1~6등급에 적합하다”고 소개했다.
대출 신청이 집중되는 소진공 경영안정자금은 신청대상을 4등급 이하, 대출한도는 1000만원으로 제한한다. 특히 과도한 대기시간과 줄서기를 방지하기 위해 내달 1일부터 출생년도 기준으로 홀짝제를 실시한다. 홀수 날짜(1·3·5·7·9)는 생년이 홀수, 짝수 날짜(2·4·6·8·0)는 짝수인 사람이 신청하는 방식이다.
김 차관은 “소진공에 국한해서 자금을 공급했지만 시중은행과 기업은행이 심사를 하고 신용보증기금도 보증에 참여하게 된다”며 “창구나 취급기관, 보증기관까지 월등히 넓어져 병목현상은 빠르게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대출 시스템의 구축을 완료할 때까지 다소 시간은 걸릴 전망이다. 김 차관은 “시스템 완비가 내달 1일이나 6일로 차이가 있어 1~2주 동안 혼잡은 더 이어질 것 같다”며 “이미 접한 신청을 4월에 우선 심사하고 나면 4월말부터 (병목현상이) 한결 더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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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집행 절차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신청 전에 온라인(나이스 평가정보)이나 소상공인 지원센터에서 사전에 신용등급을 조회할 수 있도록 한다. 김 차관은 “대출 신청서류 등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소상공인 금융지원 포털을 조속히 구축할 것”이라며 “포털 구축 전에도 소진공, 기업은행, 시중은행 홈페이지에서 상세 정보를 확인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온라인 사전예약시스템 확대 운영, 번호표 배포 등으로 현장 애로를 해결하겠다”며 “소진공의 1000만원 이하 무보증 대출은 대출 필요서류를 사업자등록증명·임대차계약서·통장사본 3가지로 간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지역신보의 소상공인 신용보증을 지원할 방침이다. 김 차관은 “신용보증재단 중앙회의 지역신보 재보증비율을 50%에서 60%로 상향해 적극 업무를 수행토록 할 것”이라며 “소상공인 정책금융을 취급하는 담당자나 임직원에 고의·중과실이 없으면 면책 규정을 적용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또 “소상공인이 복수의 초저금리 대출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것은 제한하기 위해 대출시 중복지원 방지 확인서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대책 발표 후 대출 심사 급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진공과 지역신보 및 은행 종사자의 협력도 당부했다. 김 차관은 “현장 대출심사 처리에 고초가 있겠지만 지금은 평시가 아닌 준(準) 전시와 같은 상황”이라며 “감염 현장에서 싸우는 의료진과 마스크 생산과 배분에 앞장서는 사람들처럼 분발을 부탁한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