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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미·중 무역갈등은 한국이 어떤 줄에 서야 할지 고민할 문제는 아니다. 장기적 안목으로 지금의 갈등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여건을 정부와 기업이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한국 국제통상 학회장을 맡고 있는 강인수 숙명여대 교수는 13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둘째 날 ‘신냉전시대 갈림길, 기업의 셈법은?’을 주제로 열린 세 번쩨 세션에서 “미·중 무역갈등 속에서 ‘모 아니면 도’라는 이분법적 결정을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양자택일이 아니라 글로벌 관점에서 미래를 보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최근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미·중 무역갈등에 불을 지핀 화웨이 사태에 대해 화웨이와의 거래 여부는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원론적으로는 당연한 입장”이라면서도 “전략적인 모호성으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작은 기업은 규제를 피하기 위해 노력 중인 반면 대기업은 10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발표하는 마당에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면서 “기업이 어떤 방향성을 갖고 이 문제에 대처해야 할지 정부가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갈등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봉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강 교수는 “디지털 데이터 자체가 자산이 되는 시대에 관세 말고도 비관세 장벽이 존재한다”며 “되풀이 하는 말이지만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계속 눈치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시장경제를 운용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선 중국 보다 미국이 더 가까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개별 기업차원에서 항의를 할 수도 없고 정부 차원에서도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 어려운 만큼 경제구조의 신뢰를 높이는 일을 정부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내 기업의 투자도 저조한 지금 국내외적으로 마주한 어려운 경제 상황을 분리해 볼 필요가 없다”며 “미·중 무역갈등을 비록한 국내외 경제 시스템에 대한 정리를 병행하는 것이 지금의 갈등 국면에서 살아남는 길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