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데이트코스 마곡 서울식물원
열린숲, 주제원, 호수원, 습지원
[이데일리 트립in 심보배 기자] 미세먼지 없는 화창한 날, 휴일을 보내기 좋은 도심 나들이 장소를 추천한다. 서울시 강서구 마곡지구에 조성한 서울 식물원은 영국 에덴프로젝트, 싱가폴의 보타닉 파크를 벤치마킹한 국내 최대 규모의 도심 공원이다. 이는 ‘서울이 공원이며 시민이 공원의 주인’이라는 철학을 담은 2013 푸른 도시선언에 부합하는 프로젝트다. 축구장 약 70배 크기의 공원에 열린숲, 주제원, 호수원, 습지원 등 4개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2018년 10월 11일부터 6개월간 임시 개장했으며, 전면 개원은 5월이다. 임시 개장 기간에는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열린숲과 호수원, 습지원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주제원은 매주 월요일만 휴관이다. 이곳은 서울시민의 쉼터이자 생활 속에서 식물이 주는 다양한 효능과 정보를 체험하며 건강한 도시를 함께 만들어나갈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도심에서 이처럼 넓은 곳에서 다양한 수목, 식물을 한 곳에서 체계적으로 관람할 기회는 없었다. 주말이면 수목원이 있는 먼 곳으로 나들이를 떠났던 여행자도 서울시민에게도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가벼운 차림으로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해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즐겁게 하루를 보낼 수 있고, 무심코 지나쳤던 식물을 가까이 접하며 소중함을 다시 깨닫게 되는 계기도 마련되었다.
임시 개장 이후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곳은 식물문화센터다. 날씨와 계절에 상관없이 관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직경 100m, 높이 25m의 온실은 열대와 지중해의 주제별 식물들로 다양한 볼거리는 물론, 걸어 다니는 식물도감 현장을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잘 조성되어 있다. 무관심했던 식물의 이름과 특성을 관찰하며 살아있는 강인한 생명력과 소중한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식물이 자연환경에 따라 진화하며 생존하기 위해 스스로 환경에 적응하는 놀라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워킹팜은 광합성을 하기 위해 햇빛이 있는 방향으로 새로운 뿌리를 내리고, 뒤에 있는 뿌리는 스스로 썩혀 죽인다고 한다. 온실 정원에는 제일 큰 다육식물인 바오밥나무도 있다. 신이 나무를 뒤집어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올 만큼 특이한 모습이다. 나무 몸통에는 3톤 정도의 물이 들어 있어 건기를 버틸 수 있는 저장고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 나무 앞에서 가족들은 어김없이 인증사진을 찍으며, 아직 가보지 않았던 열대지방의 다양한 꽃과 나무를 관찰하고 새로운 식물을 접하는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한다.
야외에도 볼거리는 다양하다. 호수 주변 산책길과 데크길은 살아 있는 수변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물가쉼터의 버드나무는 연두빛 새싹을 틔우고, 투명할 만큼 맑고 깨끗한 잔잔한 호수는 봄 볕에 반짝인다. 서울식물원은 수백년 대물림할 수 있는 식물원이 목표다. 도시와 식물의 경계선이 사라지고, 그 안에서 서로가 공존할 수 있는 건강한 미래 도시, 회색 빛 도시가 아닌 푸르고 생기 넘치는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 수 있다면 기꺼이 그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겠다.
도심 데이트 코스 마곡 서울식물원
- 주차장이 협소해 대중교통이 편리하다.
- 식물원내에는 상설전시관, 프로젝트홀, 선클프라자 등 행사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 편의시설로 도서관, 기프트샵, 카페가 있다.
- 어린이정원학교는 유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 마곡문화관은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곳으로 1928년에 지어진 일본식 목조건물의 펌프장이 복원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