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성장에는 그 동안 우수한 기술력과 북유럽의 감성에 대한 관심 상승으로 우수한 경쟁력을 품고 있던 차량들이 재조명 된 점도 있겠지만 볼보의 새로운 미래를 이끄는 성장 동력의 데뷔 역시 큰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오늘 시승하게 된 볼보의 플래그십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올 뉴 XC90 T8 인스크립션이 바로 그런 존재라 할 수 있다.
볼보 올 뉴 XC90 T8 인스크립션은 볼보의 시장의 도전자 그리고 브랜드의 플래그십으로서의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올 뉴 XC90은 4,950mm에 이르는 전장과 2,010mm의 넓은 전폭으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강조한다. 여기에 1,775mm에 이르는 전고는 물론 2,984mm에 이르는 긴 휠 베이스는 여유를 뽐낸다. 다만 거대한 체격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인 만큼 2,355kg의 공차 중량은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가장 가벼운 올 뉴 XC90 T6 역시 2,145kg로 경쟁 모델 대비 무겁다.)
최근 볼보에 대해 ‘디자인이 발전했다’라는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볼보의 디자인은 10년 전부터 지금의 디자인을 이어왔고, 이번에 데뷔한 90 시리즈, 즉 S90과 XC90 그리고 상반기 출시를 예고한 V90 크로스컨트리는 다시 한 번 새로운 시대를 여는 계보의 시작을 알리는 기점이다.
스웨디시 럭셔리, 스웨디시 프리미엄를 자처한 볼보는 고급스러운 소재를 한껏 담고 이를 북유럽의 여유로운 감성으로 묶어 과장되지 않으나 은연 중에 드러나는 매력으로 제시한다. 1989년 이후 첫 도입된 세로형 그릴과 깔끔한 아이언 마크를 품은 넉넉한 전면 디자인은 볼보가 90 시리즈를 시작으로 전 브랜드에 적용을 예고한 새로운 시그니어 라이팅과 어우러지며 우수한 균형감을 완성한다.
후면 역시 플래그십 SUV의 존재감을 강조하면서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한 모습이다. 스웨덴의 자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알려진 유선형 LED 리어 콤비내이션 램프로 유니크한 감각을 강조하면서도 T8 트윈엔진 엠블럼을 더해 존재감을 강조한다. 개인적으로 크롬 가니시가 많지 않고 면과 선의 조합에서 느껴지는 여유가 마음에 들었다.
볼보 올 뉴 XC90 T8의 실내 공간은 북유럽의 고급 주택을 옮겨온 듯한 감성이 돋보인다. 운전자를 향해 살짝 기울였지만 기본적으로는 좌우 대칭의 여유로움을 강조한 대시보드가 중심을 잡고 부드럽게 손질한 가죽과 자연 고유의 결이 돋보이는 우드 패널, 금속 고유의 질감이 드러내는 금속 패널 등이 어우러졌다. 분에 올 뉴 XC90 T8의 실내 공간의 감성은 ‘여유’로 가득하다.
덧붙여 의 시각을 자극하고 집중시키는 하이라이트, 가죽, 스티치와 카본 파이버, 다크 크롬 패널 등을 사용하여 그 존재감과 고급스러움을 강제로 노출시키는 다른 브랜드들과 다른, 다소 전통적인 느낌이다. 대신 세로로 긴 디스플레이와 고해상도 디지털 계기판, 간결한 버튼 구성 등 최신의 차량이 갖춰야 할 소양을 더한 것도 빼놓지 않았다.
1열 공간은 여유와 호화스러움이 공존한다. 기본적으로 인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시트를 통해 우수한 착좌감을 연출하는 한편 요추, 사이드, 허벅지 등 다양한 요소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적인 부분에서도 만족감이 높다. 물론 공간 자체 역시 큰 체격의 외관에 걸맞아 체격이 큰 운전자라도 여유로운 헤드 룸과 레그 룸을 느낄 수 있다. 한편 손이 닿는 부분에는 부드러운 가죽과 우드 패널 그리고 금속 고유의 질감이 느껴지는 도어 트림이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올 뉴 XC90 T8 인스크립션의 보닛 아래에는 ‘기술의 공존, 그리고 조화’가 돋보인다. 슈퍼 차저와 터보 차저의 기술을 조합한 2.0L T6 엔진은 최고 출력 313마력을 6,000RPM에서 내며 토크 역시 40.8kg.m(@2,200-5,400)을 낼 수 있어 T6 엔진만으로도 대형 SUV에 충분한 출력을 낸다. 여기에 87마력과 24.5kgm(@~3,000RPM)의 힘을 내는 전기모터가 더해져 시스템 합산 400마력을 낸다.
강력한 출력은 8단 기어트로닉과 볼보의 기술이 반영된 AWD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에 효과적으로 배분되어 2.4톤에 육박하는 차체를 다양한 주행 상황에서도 여유로운 주행이 가능하도록 만든다. 특히 올 뉴 XC90 T8은 통해 정지 상태에서 단 5.6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230km/h에 이른다.
한편 올 뉴 XC90 T8의 공인 연비는 10.2km/L(복합)이며 도심과 고속도로는 각각 10.7km/L와 11.3km/L다. 가솔린의 힘 없이 전기의 힘만으로도 순수하게 21km 가량을 달릴 수 있다.
거대한 차체의 거대한 도어를 열자 따듯한 이미지의 실내 공간이 시선을 집중시켰다. 자칫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 우드 트림이지만 자연스러운 표면처리 덕에 만족감이 높았다. 큰 차체 임에도 시야는 만족스러웠고, 가솔린 엔진 덕에 아이들링 소음이나 진동도 크지 않아 만족스러웠다. 안락한 시트를 조절해 최적의 포지션을 만든 후 기어 레버를 옮겨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사실 2.4톤에 육박하는 차체라고 하지만 순수하게 313마력과 40.8kg.m의 토크를 낼 수 있는 T6 엔진 자체로도 출력 자체로는 부족함이 없기 때문에 배터리를 모두 사용한 후에도 여전히 만족스러운 출력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일상적인 주행 시 차량 자체가 고요하기 때문에 가솔린 엔진의 존재감이 다소 크게 느껴지는 경우가 잦았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크리스탈 기어 레버의 적용을 통해 얻는 시각적인 고급스러움과 만족감은 무척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기어 레버의 길이가 짧아 막상 조작 시에 다소 번거로움이 느껴진다. 그 동안 인체 공학적인 디자인으로 많은 만족감을 선사했던 볼보의 인테리어를 수 차례 경험했던 적이 있는 만큼 이 기어 레버는 아쉬움이 무척 컸다.
실제 올 뉴 XC90 T8 인스크립션은 기본적으로 부드러운 셋업과 안락한 승차감을 제시하지만 이 이면에는 견고함을 갖춘 것이다. 시승을 하며 이 감각을 계속 복기하던 차에 순간 구형 XC90의 감성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과거부터 이어진 볼보 특유의 기계적이고 견고한 감성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괜스레 미소를 짓게 된다.
올 뉴 XC90 T8 인스크립션은 시승하는 기간 동안 다방면에서 높은 만족감을 선보였다. 특히 볼보 브랜드 고유의 기계적인 완성도를 기반으로 한 뛰어난 품질은 물론 고급스러운 가죽과 바워스 앤 월킨스 사운드 시스템을 통해 선사하는 고급스러움 감성 역시 빼놓을 수 없었다. 특히 볼보 브랜드가 자신감이 있게 제시한 바워스 앤 월킨스 사운드 시스템은 동급 최고 수준의 시스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리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만큼 효율성 부분에서도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실제 시승을 하면서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올 뉴 XC90 T8 인스크립션와 함께 했는데 시승 시간 동안 평균 리터 당 10km 수준의 연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 서울에서 용인으로 이어진 편도 47.2km의 국도 주행에서는 리터 당 13.5km의 효율성을 선사하며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좋은 점: 완성도 높은 디자인, 우수한 품질 그리고 뛰어난 성능
안 좋은 점: 경쟁 모델 사이에서 다소 빈약한 인지도
볼보 XC90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상품성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도 검증이 끝났다. 그리고 이번 승을 통해 올 뉴 XC90 T8 인스크립션은 플래그십 SUV 시장에서도 분명 뛰어난 존재감과 상품성을 갖췄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덕분에 현재까지 분위기도 좋고 제품 역시 우수한 상품성과 고유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조금 2016년까지 이어온 상승세가 앞으로도 이어지며, 새로운 볼보의 시대를 열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