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아시아 회장 "버터칩과 땅콩, 봉지째 제공"

정태선 기자I 2014.12.10 16:53:59

"한국법인 설립 희망..LCC 시장확대 효과"
현지화 서비스, 유머로 저력 과시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토니 페르난데스(사진) 에어아시아그룹 회장이 한국 법인 설립 의지를 재차 희망했다.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그룹 회장은 10일 서울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회가 된다면 에어아시아코리아를 설립해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에어아시아코리아를 설립에 관해서 아직까지 승인 추진 과정에 있다”면서 “한국 항공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해 어려움이 있지만 언젠가는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은 “합리적인 요금으로 더 많은 사람이 더 자주 여행할 수 있도록 시장을 확장하는 것이 저비용항공사(LCC)의 역할”이라고 강조하고 “한국에 진출해 현재 시장을 잠식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더 확대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에어아시아가 말레이시아에서 수십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듯이 한국에서도 항공시장을 키우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국내 LCC들이 지역 공항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저비용항공사 대부분은 인천이나 김포 부산에만 집중하고 있고 대구, 청주, 광주 같은 좋은 시설의 공항이 낭비되고 있다”며 “그곳으로 가는 노선을 더욱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행사에서 그는 논란이 되고 있는 ‘땅콩리턴’ 사태를 유머를 섞어가며 우회적으로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은 “요즘 한국에는 ‘허니버터칩’이라는 과자가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 에어아시아가 한국에서 허니버터칩을 많이 확보해 소주와 함께 기내 서비스로 제공하길 바란다”면서 “허니버터칩은 봉지로 제공될 것이며, 접시에 담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치있게 말했다.

이어 “에어아시아는 단순하면서 착한 방식으로 서비스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마카다미아 너트(견과류)를 접시에 담아 건네지 않고, 봉지째로 준 승무원의 서비스가 기내 규정에 어긋난다며 비행기를 후진시킨 행위를 염두한 발언이다.

언변이 좋고 농담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페르난데스 회장은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과 애정, 국내 경쟁사 동향까지 파악한다는 것을 한번에 드러내는 것은 물론 자사 홍보까지 살뜰이 챙긴 셈이다.

이날 행사에서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은 박지성 JS파운데이션 이사장에게 헌정항공기 모형을 전달하고 에어아시아그룹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또 이를 기념해 한국출발 모든 직항노선에서 ‘항공요금 0원(세금 및 유류할증료 별도)’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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