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문화·예술계에 병역혜택이 42개 있다? [팩트체크]

구동현 기자I 2022.10.07 15:52:56

예술요원 편입인정대회는 총 42개
BTS 등 대중문화예술인은 제외

[이데일리 구동현 인턴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특례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기존 제도의 형평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사진=빅히트뮤직)




성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15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현재 국내 42개의 병역에 대한 혜택을 주는 제도가 있다”면서 “예를 들면 ‘동아콩쿠르’나 ‘전주대사습놀이’에서 우승을 해도 면제를 해준다. 칠레 같은 데 가서 클래식 기타 우승을 해도, 삿포로에서 열리는 경연대회에 가서도 면제를 해주는데 이런 것들이 42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병역에 대한 대체복무로서의 혜택을 주고 있는 42개가 있는데, BTS 같이 대한민국을 빛냈거나 빛낼 젊은이들이 세계적인 빌보드 어워드, 아메리칸 어워드, 그래미 어워드 같은 경우에서 우승을 해도 안해주는 것과 형평이 맞느냐를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 정책위의장이 언급한 42개의 병역 혜택 제도는 무엇일까?

현행 병역특례제도는 사회복무요원, 공중 보건의사, 예술·체육요원 등을 포함한 총 14개다. 이 중 성 정책위의장이 언급한 ‘예술·체육요원’은 국위선양 및 문화창달에 기여한 예술·체육 특기자에 대한 대체복무 제도다. 이들은 34개월의 복무기간 동안 기존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일정 시간의 특기 관련 봉사활동(544시간)을 이행하면 병역 의무를 마치게 된다. 544시간을 일로 환산하면 약 22.7일로 큰 부담은 없다.

또한 군인 신분임에도 자유로운 외부 활동과 겸직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의 ‘군 면제’ 제도라는 사회적 인식이 박혀 있다.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해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뒤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 중인 손흥민이 대표적인 예다.



예술·체육요원 편입기준 (자료=병무청)




그러나 예술요원과 체육요원으로 구분되는 예술·체육요원의 편입기준은 꽤나 까다롭다. 병역법시행령 제68조의11에 따르면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입상자, 국내예술경연대회 1위 입상자, 국가무형문화재 전수교육을 5년 이상 이수한 사람에게 예술요원 편입 자격이 주어진다. 체육요원의 경우 올림픽 3위 이상 입상자와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가 대상이다.

1973년 처음 도입된 예술·체육요원 제도는 지금까지 여러 번 개정됐다. 1984년만 하더라도 모든 국내외 예술경연대회가 ‘예술요원 편입인정대회’였지만, 병무청은 지난 2011년 123개의 국제음악경연대회를 30개로 대폭 축소한 데 이어 이듬해 27개로 이를 재정비했다. 이후에도 2015년, 2019년, 2020년 세 차례에 걸쳐 편입인정대회를 축소한 결과, 현재는 총 42개 대회(119부문)로 범위가 크게 좁혀졌다.

이 42개의 대회는 국제음악경연대회(28개), 국제무용경연대회(9개), 국내예술경연대회(5개)로 나뉜다. 성 정책위의장이 말한 ‘동아무용콩쿠르’와 ‘전주대사습놀이’는 국내예술경연대회에 해당한다.

결과적으로 현재 총 42개 대회(119부문)에서 예술요원 편입의 기회를 주고 있다. 세부 부문으로는 피아노, 바이올린, 발레, 국악 등이 있지만, 전부 고전문화예술 분야에 한정돼 BTS 같은 대중문화예술인의 편입은 현재로선 불가능하다. 특례제도의 형평성 문제가 줄곧 제기되는 이유다.

예술·체육요원의 범위를 둘러싼 논란은 국회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병역 이행의 공정성과 형평성 차원에서 BTS의 군 복무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국회에서 병역법이 개정되면 그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한편 작년 기준 전국 예술·체육요원은 총 125명으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검증 결과]

엄밀히 따지면, 현행 병역특례제도는 사회복무요원, 공중 보건의사, 예술·체육요원 등을 포함한 총 14개다. 다만, 예술·체육요원은 예술요원과 체육요원으로 나뉘는데, 예술요원의 편입 기준은 개정을 거쳐 총 42개 대회(119부문)에서 적용되고 있다. 성 정책위의장이 언급한 ‘동아무용콩쿠르’와 ‘전주대사습놀이’도 편입인정대회에 해당된다. 또한 검증 발언이 BTS에 대한 것임을 고려한다면 문맥상 예술요원을 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국내에 42개의 병역 혜택을 주는 제도가 있다”는 해당 발언을 ‘대체로 사실’이라고 판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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