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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섹 하나금융 지분 전량 파는 배경은..`우리금융과 무관?`

민재용 기자I 2010.10.20 18:52:43

(종합)우리금융 합병에 따른 내재가치 하락 우려 해석이 주류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 분석도..금융섹터 투자 꾸준히 줄여와
김승유 회장 "지분 매각 우리금융 민영화와 상관 없어"

[이데일리 원정희 민재용 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 최대주주인 싱가폴 테마섹이 하나지주 지분 전량(9.62%)을 매각하는 배경은 하나금융이 추진할 예정인 우리금융(053000)과의 합병이 하나금융의 가치 증대에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테마섹에 정통한 관계자는 "테마섹이 하나-우리금융 합병에 대해 하나금융의 가치 상승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듯 싶다"며 "테마섹이 우리금융과의 합병을 냉정하게 분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이 우리금융을 인수하기 위해선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야하는데다 정부가 소유한 우리금융 지분에 과도한 프리미엄을 줄 경우 그룹 내재가치가 크게 훼손될 것을 염려했다는 설명이다. 또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 가능성에 대한 리스크를 지지 않으려는 전략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하나금융이 우리금융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부상하자 투자자로서 전략적 판단을 한 것 아니겠냐"며 "특히 우리금융과의 합병시 정부지분 유입에 따른 우려가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일각에서는 하나-우리금융과의 합병이 공식화 되지 않은 상황이라 이번 지분 매각이 우리금융 민영화 보다는 테마섹 특유의 투자 전략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테마섹 투자 패턴을 보면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꾸준한 수익을 내왔다"며 "우리금융 민영화와 관계없이 순수 투자 전략 차원에서 하나금융지분 매각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싱가폴 국부펀드인 테마섹은 금융위기 후 금융분야 투자처에서 손해를 많이 보고 있어 금융섹터 투자를 줄이고 다른 영역에서 수익을 내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마섹이 지난해 중국건설은행 지분을 매각했고, 올초에도 BOA(뱅크오브 아메리카)지분을 파는 등 금융섹터 투자지분을 꾸준히 줄여왔다는 게 이를 입증한다.

하나금융도 이번 테마섹 지분 매각이 우리금융 민영화와는 관계없이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테마섹의 하나금융 지분 매각은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과는 무관하게 이뤄진 것"이라며 "테마섹 투자처의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매각 매각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테마섹은 지난 2004년 하나은행에 투자하기 시작해 2005년 하나은행이 하나금융지주로 전환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테마섹의 지분 매각이 완료될 경우 하나금융 대주주는 지분 8.66%(1835만주)를 보유한 골드막삭스로 변경된다. 그 다음으로는 국민연금 8.19%, 얼라이언스번스타인 7.13% 순이다.

테마섹은 이날 오후 외국계 증권사인 CS를 매각 주관사로 하나지주 보유 주식 2038만주(9.6%) 매각에 대한 태핑작업을 벌이고 있다. 매각 가격은 이날 종가 3만5550원에서 최대 3.5%의 할인율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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