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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문건 유출 당일인 3일 김무성 대표는 “어떻게 이런 게 돌 수 있느냐”고 격노했지만 4일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는 관련 언급이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출처 불명의 살생부 파동으로 홍역을 치른 직후여서 일단 사실 여부부터 파악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체적으로 유출 경위나 진위에 대해 확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본이 아니라면 공관위 흔들기로 비칠 수도 있다’는 언급에 “일단 확인을 해 봐야 한다”면서 “유출 경위나 진위 등 확인 사항이 많아 말씀 드리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도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진실 규명을 위한 조사에 착수할 것을 요청했다. 이 위원장은 “선관위와 같은 권위 있는 기관들이 빨리 조사에 착수해서 진실을 규명해주길 바란다”며 “유출자를 색출하고 동기를 추궁해서 공관위를 흔들려고 하는 식의 움직임을 빨리 차단해 달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선관위는 곧바로 진상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대상은 여의도연구원과 공관위다. 여의도연구원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관위에 전달하면 공관위원이 참고해 공천심사를 하는 방식인데 이 과정에서 어느쪽이 문건을 유출했느냐가 관건이다.
여의도연구원 이사장이 김무성 대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사결과에 따라 또 다시 계파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공관위발(發) 유출이라면 살생부 파문으로 사실상 공관위에서 ‘손을 뗀’ 김 대표에게 다시 힘이 실릴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공관위원들은 자료를 본 뒤에 반드시 반납하게 돼 있다. 모두 회수했고 한 번도 예외가 없었다”며 “절대로 공관위에서 (관련자료가) 나올 수 없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유출됐다면 다른 데서 유출됐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