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유로존 불확실성 커졌지만…물가안정 주력"

이정훈 기자I 2012.05.03 22:13:40

(종합) "경제전망 하방위험 높아..국채 긴장도 상존"
"인플레 압력 제한적..유가 등 물가영향 예의주시"
"중기 물가안정에 집중..성장부양은 각국의 몫"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5개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마리오 드라기(사진) ECB 총재는 "경제 전망의 하방 리스크가 높고 최근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경기에 대한 우려 수위를 높였다.

다만 "ECB는 중기적인 물가 안정에 집중할 것이며 이는 유로존 성장에 가장 잘 기여할 수 있는 길"이라며 "성장 부양은 각국의 몫"이라며 ECB의 역할 확대 기대에도 선을 그었다. 또 한번 `재정협약`과 공존 가능한 `성장협약`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는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한 금리결정회의에서 5개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해 점진적인 경기 회복이 예상된다"면서도 "경제 전망은 여전히 하방 리스크가 높은 편이며 최근 경제지표를 보면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또 "일부 유로존 국채시장에서는 긴장이 상존하고 있고 각국의 재정긴축 정책은 경제 성장의 모멘텀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하반기 유로존 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믿는다"며 "시중 유동성이나 크레딧 지표를 본면 전반적으로 금융시장 여건은 안정적이며 1월 이후 유로존 은행들의 예금 기반도 강화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올해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올해 내내 정책목표인 2%를 웃돌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전반적으로 균형적이며 물가 상승압력도 아직은 제한적"이라며 우려의 톤을 낮췄다. 이어 "내년에는 인플레이션이 2%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며 "다만 고유가와 임금 및 이익 상승 등에 따른 인플레 상승 시그널에 특히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감안해 드라기 총재는 "ECB의 정책은 전체적으로 유로존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우리는 중기적으로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이야말로 유로존 경제성장에 ECB가 가장 잘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각국의 국내 경제 상황을 부양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각국 정책 당국자들의 몫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3년만기 장기대출은 주요한 신용경색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데 성공적인 역할을 했고, 이제는 이렇게 풀린 자금이 언제, 어떻게 실물경제로 흘러 들어갈지를 지켜볼 시간이 필요하다"며 당분간 추가 부양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 변경 여부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며 "우리의 전반적인 통화정책 스탠스에 대해 논의했는데, 이는 여전히 부양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자신이 제안한 유로존 `성장협약`에 대해서는 "기존 신 재정협약과 성장협약 사이에는 어떤 모순이나 상충도 없다"며 "재정 구조조정은 앞으로도 지속돼야 하며, 성장협약은 유로존 단일시장과 경제 구조 개혁을 위한 유로존의 공동 규율을 완수하고, 유로존 차원의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담아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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