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에 따르면 한 헬스장 트레이너로 일하던 중 아내의 PT(Personal Traning)를 진행하며 사랑에 빠졌고 결혼까지 골인했다.
결혼 이후 일이 잘 풀린 A씨는 자신만의 헬스장을 차려 운영 중이었고, 아내는 헬스장 운영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목 좋은 장소에 있는 건물을 알려주고, 지역 맘카페에 홍보도 해줬다. 운영 초기에는 아침저녁으로 청소를 도울 정도로 물심양면으로 A씨를 도왔다고.
그런데 아이가 태어난 뒤 아내가 산후 우울증에 걸린 후 많은 것이 변했다고 한다. 아내는 자주 짜증을 내거나 때로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일례로 A씨의 아내가 거실에 녹음기를 설치해 여성 회원과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는 것을 녹음한 일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A씨는 “PT 시간을 정하는 업무 통화였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아내는 “나와 연애하기 전에도 그렇게 (나와) 통화했다”며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날로 의심이 커진 아내는 급기야 자신과 친한 이웃들에게 “남편이 어떤 회원과 바람을 피웠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또 맘카페에도 이를 올려 삽시간에 소문이 퍼져 회원들이 환불을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
A씨는 “더이상 견딜 수가 없어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아내는 ‘유책 배우자가 절대로 이혼을 먼저 요구할 수 없다’면서 ‘이혼은 안 된다’고 한다”며 “정말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이명인 변호사는 A씨의 아내가 거짓 소문을 낸 것에 대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형법 307조에서는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뿐 아니라 사실적시 명예훼손도 처벌된다”며 “명예훼손은 공연성이 있어야 하고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A씨의 아내가 ‘남편이 부정행위를 했다’고 지인, 주위 사람들에게 퍼트린 것은 명예훼손에 해당하며, 개별적으로 만나서 또는 카카오톡 1:1 대화방에서 얘기했더라도 그 사실을 들은 사람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충족한다는 것이다.
이어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면 비방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없지만 A씨는 공인이 아니다”라며 “사생활에 관련된 내용이므로 공공의 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면서 “실제 헬스장에 환불을 요구하는 회원들이 있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면 민사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A씨의 아내가 몰래 녹음기를 설치한 것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도청 장치를 설치한 장소가 자신이 소유한 집이나 자동차 안이라고 해도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했다면 법에 위반되며 동의 없이 녹음한 대화는 증거로 인정되지 못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