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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상으로 선정된 연결음에는 “여기는 여러분의 따뜻한 배려로 만들어지는 교육현장입니다. 선생님과 학생들이 마음 놓고 가르치고 배울 수 있도록 힘써 주십시오. 학교는 우리 모두의 소중한 미래입니다. 교직원 보호를 위해 통화내용이 녹음될 수 있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한 고등학교 교사가 실제 교육 현장에서 체감한 바를 메시지에 반영했다고 한다. 다른 수상작들도 ‘폭언이나 욕설은 삼가달라’거나 ‘통화예절은 지켜주시고 따뜻한 배려와 관심을 부탁드린다’ 등 교사를 향한 배려를 요청하고 통화 내용이 녹음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부는 총 3편의 수상작을 어린이·청소년·성인남녀 6개 음성 버전으로 개발해 학교 현장으로 보급, 학교에서 구성원 선호도를 반영해 연결음을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안내했다.
관공서나 기업 고객센터와 달리 그간 학교 내선전화로 전화를 걸 경우, 별도 통화연결음이 없어 교사·행정직원을 보호하는 장치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대책은 긍정적이지만, 정작 학교에서는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작 교사들이 사용하는 전화기에 녹음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초등학교 교사 최모 씨는 “내선 전화로 학부모가 전화를 걸 경우 통화가 녹음된다는 안내멘트가 곧 도입된다고는 들었지만 지금 교실전화기는 구형이라 발신자번호조차 알 수 없다”며 “녹음이 필요한 통화는 교무실에서 하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토로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학부모 상담 녹음은 필수로 꼽히는 현 상황에서, 녹음기능이 없는 교내전화를 사용하는 교사들은 상담 내용을 녹음하려 울며 겨자 먹기로 학부모들에게 개인 핸드폰 번호를 공개하는 상황이다. 또다른 초등교사 B씨는 “교내전화로는 녹음이 안 돼 통화자동녹음 기능이 있는 개인 핸드폰번호를 공개했다”며 “학부모님들로부터 밤, 새벽을 가리지 않고 사소한 연락이 와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때문에 자동 통화녹음 기능이 있는 업무용 핸드폰을 따로 개설한 교사들도 있다.
실제 경기도교육청이 지난달 공개한 도내 초·중·고 자동녹음전화기 설치 및 이용 현황에 따르면, 전체 2488개 학교 중 교내 모든 전화기에 자동녹음기능을 설치한 학교는 22%(567곳)에 불과했다. 일부 전화기에만 설치한 학교는 25%(637곳), 아예 설치하지 않은 학교는 51%(1284곳)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통화연결음 제공의 목적은 녹음 알림 외에도 외부인들로 하여금 학교 구성원들을 존중·보호하고 교직원들의 교육활동에 협조해 달라는 취지도 있다”며 “2학기 중에 모든 학교 내 전화기를 녹음가능 전화기로 교체할 수 있도록 전국 시도교육청과 협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