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공자 만난 尹 “제복 영웅 존중하는 문화 확산시켜야”(종합)

박태진 기자I 2023.06.14 16:52:53

靑 영빈관서 보훈가족 190여명 초청 오찬
前 천안함 함장, 尹 옆자리…김 여사 옆엔 윤청자 여사
“눈부신 번영·발전, 호국 영웅 피와 땀 있었기 때문”
6·25전쟁 참전 용사 3명에 ‘영웅의 제복’ 수여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6·25전쟁과 서해수호 등 호국·보훈 국가유공자와 가족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며 “제복 입은 영웅, 그리고 그 가족들이 국민으로부터 존중받고 예우받는 보훈 문화를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초청 오찬에서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대간첩작전 전사자 유족·연평해전 참전 장병도 참석

윤 대통령은 이날 오찬사를 통해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하고, 수호하신 분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안전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제대로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이 나라의 주인이고, 이 나라의 주권자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190여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행사에는 6·25 참전유공자를 비롯해 제1·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전 참전장병 및 유가족, 지난 3월 인명구조 중 순직한 고(故) 성공일 소방교의 부친 성용묵 씨, 18개 보훈단체장 및 모범회원 등 우리 사회에 헌신해 온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들이 초청됐다.

특히 역대 정부 처음으로 대간첩작전 전사자 유족 및 제1연평해전 참전 장병이 대통령 오찬에 초청되어 더욱 의미 있는 자리가 만들어졌다고 이 대변인은 설명했다.

오찬 헤드테이블에서는 제1·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전 참전 장병 및 유가족이 대통령 부부와 오찬을 함께했으며, 특히 대통령 옆 좌석에는 천안함 최원일 함장이, 김건희 여사 옆 좌석에는 윤청자 여사(천안함 피격으로 전사한 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가 자리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최원일 함장에게 “힘든 시기를 보냈을 텐데 어려운 발걸음했다”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최원일 함장은 최근 야당의 수석대변인으로부터 천안함과 관련한 부적절한 발언을 사과받고 재발 방지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윤청자 여사는 예전보다 편안하고 여유 있는 분위기 속에서 김 여사와 장시간 담소를 나눴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초청 오찬에서 참석자들을 영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尹부부, 초청자 한 명 한 명 악수로 맞아

윤 대통령 부부는 영빈관 입구에서 초청자들 한 명 한 명을 악수로 맞이했다. 젊은 시절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노병들은 “충성”, “필승”의 경례로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고, 대통령은 먼저 몇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 참석자들을 환대했다. 또한 국군 의장대와 군악대도 의전으로 참석자들을 반겼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전쟁의 폐허를 딛고 눈부신 번영과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공산 침략에 맞서 자유를 지켜온 호국 영웅들의 피와 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바로, 오늘의 자유 대한민국을 있게 한 영웅”이라며 참석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표했다.

유을상 대한민국 상이군경회장은 오찬 자리를 마련해준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고, 자리에 참석한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는 건배를 제의했다

참석자들의 소감 발표도 이어졌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국군전사자 12만1879명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태극기에 쌓인 유골함을 상징해 제작된 ‘121879 태극기 배지’를 디자인 한 이종혁 광운대 교수는 “호국 영웅을 기억하는 것은 국민이 실천해야 하는 책무로 이를 위한 보훈 상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121879 태극기 배지’를 디자인한 배경을 설명했다.

또 6·25 참전유공자의 외손녀인 김주아 공군 소위는 참전유공자인 외할아버지와 34년간 공군에서 복무하신 아버지를 보며 군인의 꿈을 키웠다며, 대한민국의 미래세대로서 국가에 헌신하는 정예 공군 장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오찬에서는 영웅의 제복 수여 행사도 진행됐다. 영웅의 제복은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계기로 참전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에 걸맞는 존경심과 상징성을 담아 윤석열 정부에서 드리는 의복형 기념품으로, 대통령은 6·25 참전유공자 손희원, 김창석, 이하영 님의 제복 상의 단추를 채워드리고 함께 사진촬영을 하며 참전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 제복에는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겠다는 정부의 다짐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사파리 재킷 스타일의 제복은 국가보훈부가 허름한 조끼를 유니폼처럼 입고 다니던 참전 유공자들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제대로 예우하자는 뜻에서 마련한 옷이다. 올해 참전 유공자 전원에게 무료 제공될 예정으로, 윤 대통령이 첫 제복을 이날 친수한 것이다.

한편 이날 오찬 메뉴로는 상륙작전이 펼쳐진 인천의 갯벌장어구이, 화살고지 전투에서 승리한 철원의 오대쌀로 만든 비빔밥, 용문산 전투가 벌어졌던 용문산의 더덕구이 등 6·25전쟁 당시 주요 격전지의 특산물을 활용한 음식들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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