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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세수감 전년比 14.3조…법인세, 전년보다 6.8조↓
2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년 3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1~3월 국세수입은 87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11조1000억원) 대비 24조원 감소했다. 대한민국 정부 역사상 가장 큰 폭의 감소다. 지난해 세정지원 이연세수 등에 따른 기저효과(9조7000억원)를 고려해도 실질적인 세수감소가 14조3000억원이나 된다.
진도율(총예산 대비 특정 시점까지 걷은 수입을 나눈 것)은 21.6%로 2000년대에서 가장 낮다. 이전 가장 낮은 3월 진도율은 2005년(22.7%)인데, 이와 비교해도 1%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1,2월 진도율은 2005~2006년보다는 높았으나 3월 진도율은 2000년에는 비교대상이 없다.
특히 기업이 내는 법인세 부진이 컸다. 12월말 법인의 납부성적이 반영된 법인세는 24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조8000억원이나 급감했다. 법인세 진도율은 23.1%로 전년(30.0%)와 비교하면 무려 6.9%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정부는 올해 법인세가 작년(103조6000억원)보다 약 1조원이 늘어난 105조원을 걷힐 것으로 추산했으나 쉽지 않아 보인다.
정정훈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법인세수는 생각보다 좋지 않은 편”이라며 “지난해 4분기 한국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했고 특히 반도체 경기하락과 수출둔화에 따라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했다”고 법인세 감소 이유를 설명했다.
이외에 소득세, 부가가치세, 교통세 모두 전년 대비 악화했다. 소득세는 부동산 거래 감소 및 종합소득세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양도소득세 및 종합소득세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7조원 이상 빠졌다. 부가가치세도 환급 증가와 세수이연 기저효과 등이 1~3월 누적 전년 대비 5조6000억원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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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당국 “법인세 결손 확실할 듯”…추경은 ‘선긋기’
대다수 법인(12월말 결산)이 법인세를 내는 3월말 국세수입 실적이 나오면서 재정당국 역시 세수결손을 공식화하는 분위기다. 정 국장은 소득·법인·부가세는 세수결손이 확실시됐다고 봐도 무방한가라는 질문에 “법인세는 (결손이) 확실할 것 같은데, 나머지 세목은 아직 신고가 들어오지 않아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인세가 얼마나 결손이 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3월 누적 법인세가 올해(24조3000억원)와 비슷한 규모로 걷혔던 2019년(22조2000억원)에는 그해 전체 법인세가 72조2000억원 걷혔다. 올해 목표한 법인세수(105조원)과는 무려 30조원 이상 차이가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2019년과 다른 점은 연결납세 기업이 늘어난 것이다. 연결납세 기업들은 실적이 덜 나쁜 편”이라며 “3월 진도율만 가지고 낮은 수준의 법인세를 예측하는 것은 과소평가하는 것”이라며 부연했다. 또 분납세액 효과 및 하반기 경기회복 시 법인세 중간예납 금액 상승 등도 고려요소로 봤다.
다만 정부는 세수결손에 따른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예산 재추계 작업이 추경을 위한 전제 작업이냐는 질의에 정 국장은 “(추경과는)전혀 관계가 없다. 추경을 논의하기 극히 적절치 않은 시점”이라며 “현재로서는 주어진 예산을 잘 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