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세계 2위·낸드플래시 세계 5위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마이크론)이 세계 최초로 200단 이상 낸드 양산을 예고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술 ‘초격차’가 좁혀진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이 27일 메모리 업계를 등산에 빗대 이런 대답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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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단을 넘긴 낸드플래시가 처음으로 등장한 가운데 국내 반도체 기업의 기술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제시됐다. 삼성전자(35.3%)와 SK하이닉스(18%) 등 국내 기업, 일본 키옥시아(18.9%) 등에 이어 시장 점유율 5위에 머무는 마이크론이 이들보다 먼저 첨단 반도체를 만들어 내면서 메모리 반도체 주도권도 위태로워진 게 아니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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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원 사장의 답 역시 이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노 사장은 마이크론 관련 질문을 받자 “메모리 산업을 등산에 비교해 보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등산할 때 사람마다 페이스가 있고 한 사람이어도 빠르게, 천천히 갈 때가 있다”며 “각자 갖고 있는 템포와 전략이 있다”고 말했다. 경쟁사 소식에 흔들리는 대신, SK하이닉스의 기술 개발·도입 계획에 맞게 메모리 생산을 이어가겠단 의미다.
이어 노 사장은 “SK하이닉스는 176단 낸드 플래시 생산 비중이 팹(공장) 내에서 70%를 달성하며 업계 최고 수준이 될 것 같다”며 “또 연내 238단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역시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v8(236단) 후공정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다만 양산 시점의 경우 수익성, 고객 상황 등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세운 로드맵에 맞게 결정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기술을 과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수익성을 고려한 판단을 진행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