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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지난해 11월 초 첫 고발인 조사에서 남편은 당시 상황을 담당 형사에게 상세히 설명하고 관련 증거물을 제출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후 4개월 가까이 지나도록 피고발인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남편은 “여러 애로사항이 있을 거로 생각해 수사가 더디게 진행돼도 항의하거나 문제 삼지 않았다”며 “하지만 얼만 전 아내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고 분노를 느꼈다”라고 했다.
그는 “성폭행 사건인데 담당 수사관이 피해자 조사 시 ‘성폭력으로 볼 만한 증거가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라면서 “피해자가 아닌 남편이 고발한 것을 두고 ‘이런 사건은 처음’이라는 말도 했다더라”라고 주장했다.
남편은 경찰의 해당 발언에 대한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담당 수사관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그는 “수사관이 처음에는 ‘그런 말을 한 것 같지 않다’고 했다가 추궁하자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다’라고 대답했다”며 “본인이 떳떳했으면 처음부터 그렇게 얘기하면 될 것을 빙빙 돌려서 발을 빼는 듯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담당 수사관이 피고발인들에 대한 1차 조사도 하기 전에 이미 사건에 대한 예단을 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가 어떻게 경찰을 믿고 제대로 된 진술을 할 수 있겠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남편은 “(성폭행 장면을 담은) 영상이 있음에도 피고발인들이 조사를 계속 거부한다면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서라도 조사를 진행해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며 “가해자들은 마치 아무 잘못도 안 한 듯 평범한 생활을 영위하고 반성하지 않고 있다. 관계기관의 엄정하고도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촉구했다.
이들 부부의 억울한 사연은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공개됐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2308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본 건 관련하여 고발인과 피해자 진술이 상이하고, 관련 동영상도 확인한 상태이며, 피의자에 대한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으나 코로나19 상황 등을 이유로 출석 연기 요청이 있었으며 조만간 출석하여 조사 예정” 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