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참석자들 사이에선 모자 구조로는 LH 조직에 대한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의 우세했다. 또 섣부른 조직 개편보다는 면밀한 분석을 거쳐 정확한 진단 하에 신중한 개편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댓글에서도 부정적인 여론이 거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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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부는 LH 조직 개편과 관련해 3가지 안을 내놓은 바 있다. 제1안은 주택부분+주거복지부분, 토지부문 등 2개 조직으로 나누는 방안이고 제2안은 주거복지부문, 주택부문+토지부문으로 분리하는 안이다. 제3안은 주거복지부문을 모회사로 만들고 주택부문+토지부문을 자회사로 두는 안이다.
태평양도 이날 공청회에서 제3안을 가장 합리적인 안이라고 제의했다. 태평양은 “주거복지와 개발 부문의 공공기관 지정을 통해 각 부문별 정부 통제를 받도록 하는 동시에 주거복지 부문이 개발 부문을 통제하는 이중 통제 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발 이익을 주거복지 부문에 배당하도록 규정해 주거복지 부문이 개발이익을 환수하고 안정적인 주거복지 투자 재원을 확보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 방식으로 조직을 개편하면 국세나 지방세 등의 특례 입법도 가능하고 법인세 연결 납세를 적용함으로써 세 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태평양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날 공청회에선 여기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참가자가 많았다.
이강훈 참여연대 변호사는 “정부가 왜 LH 조직을 개편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해야 할 것 같다”며 “이 개편안은 LH 조직의 견제와 균형을 강화할 방안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모자 구조에선 모회사가 자회사에 대한 인사권도 없어 통제가 안 될 것이며, 자회사의 이익을 모회사로 뽑아 올려야 할 텐데 그 과정에서 저항이 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LH 구조개편이 LH 토지·주택 사업의 개혁 방향(공공성 강화)과 관계없이 조직과 기능만 개편하려는 것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며 “국무총리가 ‘해체 수준의 환골탈태’를 언급했다고 그 말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몇달 만에 안을 정하고 밀어붙이는 것보다 정부와 국회가 다양한 각도에서 전문가, 시민들, 이해관계 그룹들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특히 문재인 임기 정부 말에 끝낼 수도 없는 큰 조직 개편을 단행할 때라고 보기 어려운 만큼 차기 정부에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LH 땅투기 사건에 정치권이 너무 과잉반응해 LH에 대해 ‘해체’라는 말을 언급해서 그쪽으로 가야 하는 것처럼 됐다”라며 “자산 파악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조직 개편을 추진하는 것인데, 100억원짜리 회사도 이렇게는 안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런 조직 개편으로는 3기 신도시 조성 사업은 차질이 생길 것이고 취약계층 주거불안은 더 가중될 것”이라며 “정치적인 답을 미리 정해놓고 접근하는 방식이 아닌, 진정으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의 고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규섭 삼일회계법인 회계사는 LH 조직 개편에서 수익 구조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회계사는 토지 등 개발이익으로 주거복지 손실을 메우는 교차보전 방식과 관련해 “2030년까지는 3기 신도시 개발이 계속돼 개발이익과 임대손실이 상쇄될 수 있겠지만, 그 이후에는 LH가 적자 전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2030년 이후에는 개발수요가 대폭 감소하고 주거복지 분야는 획기적으로 확대하려는 환경에 접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030년 이후를 대비하는 조직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들도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내며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제3안으로 했을 때 LH가 잘 굴러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정부가 ‘해체’ 수준의 개편안이라는 얘기에 매몰돼서 날짜에 쫓겨 이 같은 안을 만든 것 같은데, LH 조직 개편은 정밀한 수술을 하듯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당 홍기원 의원도 “조직개편안의 첫 단추가 잘못된 것 같다”며 “LH를 수직이든 수평이든 나누는 것만 아니라 기존 조직을 두고도 잘 할 수 있는 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으로 중계된 공청회를 지켜보던 시청자들도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날 공청회를 중계한 국토부 유튜브 댓글창에는 ‘조직을 분리할 경우 과거 주택공사 부채율이 높았던 것처럼 주택 부분 적자는 불보듯 뻔하고 신규투자, 해외투자사업에서 공공기관 경쟁력이 약화될 것’ ‘15년간에 걸쳐 이뤄진 통합의 취지를 되새겨 볼 때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조직 분리는 결국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을 낳을 것’ ‘분사 시 거래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등의 의견들이 올라왔다.
다만 국토부는 여전히 수직분리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형석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주거복지를 재정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교차보전을 축소하는 것이 하루아침에 되지 않고 사회적 공감대도 있어야 하고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의 고민도 해야 한다”며 “(주거복지) 재정확보 측면에선 수평보다는 수직 분리가 낫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