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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와 기상청은 우리나라 기후변화와 관련한 과학적 근거, 영향 및 적응 등의 연구 결과를 정리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을 공동으로 발간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한반도를 대상으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발표된 총 1900여 편의 국내외 논문과 각종 보고서의 연구결과를 분석·평가해 한국 기후변화 연구동향과 전망을 모았다.
전문가 총 120여명이 참가한 이번 보고서는 정부에서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관측·예측·영향·적응에 대한 현황을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한 내용을 알리기 위해 발간한 기후변화 백서다.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10’,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14’에 이어 세 번째로 발간하는 것이다.
먼저 최근 한반도의 기온·강수 변동성이 전 지구적인 온난화 현상 및 장기적 기후 변동성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뚜렷하게 보여 주고 있다. 특히 전 지구 평균 지표온도가 1880~2012년 동안 0.85도 상승한 반면, 우리나라는 1912~2017년 동안 약 1.8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온실가스 감축 노력 정도에 따라 21세기말에는 온실가스 대표농도경로(RCP) 4.5의 경우 2.9도, RCP 8.5의 경우 4.7도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RCP 시나리오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 여부에 따른 4가지 유형 따라 분류된다. RCP 4.5는 온실가스 저감 정책이 상당히 실현되는 경우를 뜻하고, RCP 8.5는 온실가스 저감없이 현재 추세로 배출되는 경우를 뜻한다.
이어 1912~2017년 동안 연평균 강수량은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여름철의 강수량 증가 경향이 뚜렷했다. 특히 106년간 여름철 집중호우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70년대 이후 한반도 주변 태풍 빈도와 강도 모두 증가했다. 또 우리나라 주변 해양 표면수온은 지난 30년 동안 연간 0.024도 상승하고, 해수면은 지난 29년 동안 연간 2.9㎜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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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기후의 변화가 우리나라 생태계 분포와 종 변화, 재배작물의 변화, 질병발생 증가 등 사회 전 부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벚꽃의 개화시기는 2090년에 현재보다 11.2일 빨라지며, 소나무숲은 2080년대에 현재보다 15%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21세기말 우리나라의 벼 생산성은 25% 이상 감소하고, 사과의 재배 적지는 없어지나, 감귤은 강원도 지역까지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폭염일수는 연간 10.1일에서 21세기 후반에는 35.5일로 크게 증가하고 온도상승에 따라 동물 매개 감염병, 수인성 및 식품 매개 감염병도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올해 하반기에 수립 예정인 ‘제3차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 등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등 각 분야의 적응정책 수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아울러 2022년 발간 예정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에도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기후변화를 기술하는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황석태 환경부 생활환경정책실장은 “폭염, 홍수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어 취약계층 보호가 중요하다”며 “사회적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여 ‘제3차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최흥진 기상청 차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 현상들의 원인과 특성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과학적 근거는 사회경제적 영향을 평가하고 장기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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