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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5개월 연속 '경기부진' 평가…"수출·투자 감소"(종합)

조해영 기자I 2019.08.16 10:27:06

기재부 8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보고서
4월부터 '부진' 진단…5개월 연속은 처음
취업자 증가 빼면 주요 지표 대부분 부정적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14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일본수출규제대책 민·관·정 협의회 제2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홍 부총리,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정부가 5개월 연속 ‘경기 부진’ 평가를 내놨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둔화하고 일본 수출규제 조치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출과 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5개월 연속 경기부진 평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획재정부는 16일 ‘2019년 8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발표했다. 그린북은 기재부가 매달 내는 경제동향 관련 보고서로 정부의 경기 인식을 엿볼 수 있다.

기재부는 그린북에서 “2분기 우리 경제는 생산이 완만하게 증가했으나 수출·투자의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며 “글로벌 제조업 경기와 반도체 업황이 부진하고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와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주요 산업활동과 경제심리 관련 지표가 개선됐다고 밝힌 3월 후 4월부터 5개월 연속 경기가 부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4월과 5월에는 광공업생산·수출·설비투자 등 주요 실물지표가 부진했다고 판단했고, 6월부터 8월까지는 투자와 수출에 한정해 부진 표현을 썼다.

8월 그린북을 보면 6월 전산업 생산은 0.7%(이하 전월 대비)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제조업(0.2%) 상승으로 0.2% 늘었지만 정보통신업(-4.2%), 부동산업(-2.0%), 도·소매업(-1.6%) 등이 서비스업 생산이 -1.0%로 감소 전환한 영향이다.

지출 역시 6월 소매판매가 1.6% 줄면서 지난달 증가 전환에서 다시 감소 전환했다. 가전제품 등 내구재(-3.9%)와 의복 등 준내구재(-2.0%)가 감소하면서 소비가 부진한 모습이다. 할인점 매출액은 10.7% 급감했고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도 3.7% 줄었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투자는 문자 그대로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지난 2년 성장세를 뒷받침했던 양호한 소비 흐름도 최근 증가 속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입(통관기준) 추이. 기재부 제공
7월 수출(잠정)은 전년동월대비 11.0% 감소하며 8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자동차는 21.5% 증가했지만 반도체(-28.1%), 컴퓨터(-24.1%), 석유화학(-12.4%) 등의 부진 여파 탓이다. 수입은 2.7% 감소했다.

소비자·기업 심리도 부진했다. 7월 소비자동향지수(CSI)와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각각 1.6포인트, 2포인트 하락했다. 현재 경기 흐름인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앞으로 예상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내렸다.

7월 취업자는 서비스업 중심으로 전년동월대비 29만9000명 증가했지만 실업률도 3.9%로 0.2%포인트 상승해 7월 기준으로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0.6% 상승에 그쳤다. 7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과 전월세가격은 각각 0.09%, 0.19% 내렸다. 수도권·지방 모두 하락했고 거래 감소세도 이어졌다.

7월 말 기준 코스피·코스닥지수는 전월말 대비 각각 5.0%, 8.8% 하락했다. 이달 12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216.2원으로 원화 약세가 심화했고 7월 중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29%로 28bp(1bp=0.01%포인트) 내리며 연중 최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홍 과장은 “미·중 무역갈등이나 일본 수출규제로 우리나라 수출이 영향을 받고 제조업 활동의 둔화·위축이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수출규제와 관련해서는 아직 실물지표에서 크게 나타나는 모습은 아니고 불확실성이 경제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만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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