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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매출 0.3%늘때 순이익 17% ‘껑충’…중국 자회사 사상 첫 감소(종합)

박종오 기자I 2017.11.21 13:55:14

작년 국내 기업 매출액 전년비 0.3%↑…3년만에 증가세
순이익은 17.3%↑…저금리·저유가 영향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지난해 국내 전체 기업 매출액이 3년 만에 소폭 증가세로 전환했다. 순이익은 17%나 늘어 매출 증가세를 훨씬 앞질렀다. 저금리·저유가 등으로 인해 기업이 지출하는 이자 비용과 원가가 줄면서 전반적인 수익성이 크게 좋아진 것이다.

또 국내 기업의 중국 자회사가 처음으로 감소하고, 연봉제·성과급 등 성과 보상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는 기업은 정부 노력에 힘입어 6년 만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매출액 전년 대비 0.3%↑…순이익은 17.3% 늘어

△자료=통계청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16년 기준 기업활동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금융보험업 제외)의 전체 매출액은 2166조원으로 1년 전(2159조원)보다 0.3% 늘었다. 앞서 2013년 2257조원에서 2014·2015년 2년 연속 감소하다가 3년 만에 소폭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기업활동조사는 통계청이 상용 노동자 50명·자본금 3억원 이상인 국내 전체 회사법인을 대상으로 사업 실적 등을 조사한 것이다. 작년 조사 대상 기업체 수는 1만 2472개로 1년 전보다 12개 늘었다.

산업별로 도·소매업 매출이 11조원(306→317조원) 늘며 전체 매출액 증가세를 견인했다. 매출액 증가율은 부동산·임대업이 20.7%로 가장 컸다. 송금영 통계청 경제통계기획과장은 “도·소매업은 화장품과 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매출이 많이 늘었다”며 “부동산·임대업의 경우 부동산 규제 완화 등으로 주택 건설 경기가 좋아 매출 호조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도·소매업의 기업당 평균 매출액은 2015년 2142억원에서 작년 2295억원으로 7.1% 증가했다. 부동산·임대업의 경우 608억원에서 779억원으로 기업당 평균 매출이 28.1% 껑충 뛰었다.

반면 국내 기업 전체 매출의 60%가량을 차지하는 제조업은 매출액이 1.2% 뒷걸음질했다. 전기·가스업(-5.6%), 운수업(-3.7%), 기타 서비스업(-0.3%) 등도 매출 감소세를 기록했다.

기업 이익은 매출보다 훨씬 가파르게 늘었다.

작년 국내 기업 순이익(법인세 차감 전)은 총 128조원으로 1년 전(109조원)보다 17.3% 증가했다. 출판·영상·통신업, 기타 서비스업, 전기·가스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순이익이 늘었다. 특히 제조업 순이익은 2015년 70조원에서 지난해 88조원으로 18조원 불어났다.

매출액 1000원당 순이익도 58.9원으로 전년보다 8.5원 증가했다. 3년 연속 증가세로 2010년(62.3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00원짜리 물건을 팔아 60원가량을 남겼다는 뜻이다. 송 과장은 “매출은 거의 보합(0%)이었지만, 저금리·저유가 등으로 인해 석유·화학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원가가 하락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자회사 첫 감소…사드·성장 둔화 영향

△자료=통계청


지난해 국내 기업이 보유한 국외 자회사는 8125개로 1년 전(8208개)보다 1% 줄었다. 국외 자회사는 국내 기업이 자본금 또는 출자금의 20%를 초과하는 주식을 가진 회사를 뜻한다.

특히 중국에 있는 자회사가 작년 2634개로 96개 줄며 2006년 통계 조사 이후 최초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경제 보복과 중국의 경제 성장세 둔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베트남(730개), 인도(279개) 등 신흥국에 세운 자회사는 꾸준히 증가했다. 기업의 국가 선호도가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연봉제·성과급·스톡옵션 등 성과 보상 관리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는 기업은 작년 전체의 82.2%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 늘었다. 이 비율은 2011년부터 5년 연속 하락하다가 작년 들어 증가세로 전환했다. 정부가 공공 부문 성과 연봉제 확대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민간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은 지난해 처음으로 기업의 신규 사업 진출 및 주력 사업 변동 현황도 조사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신규 사업에 진출한 기업은 239개로, 이 중 81곳(33.9%)은 인공지능·사물인터넷·무인운송·빅데이터 등 4차 산업 분야에 뛰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 바이오산업이 18.6%로 가장 많았고, 빅데이터(17.5%), 사물인터넷(13.4%), 청정에너지(8.2%), 인공지능(7.2%), 로봇공학(6.2%) 등이 뒤를 이었다.

484개 기업은 주력 사업에 변화가 있었다. 49.6%는 주력 사업을 확대했고, 나머지는 사업을 축소(37.4%)하거나 이전(13%)했다. 사업 축소 이유로는 국내·외 경기 불황(42.5%), 기업 경영 효율화(32.6%) 등을 주로 꼽았다.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43조 5000억원으로 전년(42조 3000억원) 대비 2.8% 증가했다. 2015년 통계 조사 이래 최초로 뒷걸음질했다가 반등한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반도체 호황과 자동차 신차 및 의약품 신약 개발 등으로 관련 산업의 연구개발비가 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기업의 4차 산업 신규 진출 현황 [자료=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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