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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재능공유 `히든` 종료..T밸리 `역사속으로`

김유성 기자I 2017.05.31 10:58:58

히든 29일부터 종료 안내 공지창 띄워 "6월 30일까지"
SKT의 스타트업 조직 이식 실패한 셈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SK텔레콤(017670) 구(舊) T밸리 조직에서 유일하게 남았던 재능공유 서비스 ‘히든’이 6월말로 문을 닫는다. 히든은 2015년 SK텔레콤이 스타트업 플랫폼 조직을 표방하며 시작했던 T밸리 마지막 서비스였다.

◇SKT 재능공유 서비스 ‘히든’ 종료

31일 업계에 따르면 히든은 지난 29일부터 서비스 종료 안내창을 띄웠다. 서비스 종료 일자는 6월 30일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재능기반 소셜플랫폼으로 시작해, 마스터(입점자)들과 이용자들에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고민 끝에 서비스를 종료한다고”고 설명했다.

이어 “입점자들에게 개별 연락을 해 서비스 종료 양해를 구하고, 고객에는 콘텐츠 백업 등 지원을 통해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신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미디어, IoT 등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 집중한다. 통신 대기업에 유리한 분야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히든 모바일 앱 첫 페이지. 상단에 서비스 종료 안내 배너가 배치돼 있다.
지난해 11월 17일출범한 히든은 재능공유 시장 성장에 따라 출범했다. 다만 이 시장은 스타트업들이 선점하고 있다. 히든은 초기부터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었다. 대기업의 스타트업 시장 진출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국내 재능공유 스타트업 ‘탈잉’을 운영하는 김윤환 대표는 “재능공유 등의 시장은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저비용·소규모 스타트업에 유리하다”며 “큰 조직으로 시작해야하는 대기업의 특성상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히든이 사라지면서 T밸리도 SK텔레콤 역사속으로 묻히게 됐다. T밸리는 지난해 SK텔레콤 12월 조직 개편을 IoT부문 AI사업단 등으로 흡수됐다. 조직 자체가 사라진 셈이다.

◇신속한 조직 표방했던 T밸리, 역사 속으로

T밸리는 2015년 SK텔레콤이 만든 생활가치 플랫폼 사업부였다. SK텔레콤은 모바일 중심의 O2O 시장에 적응하기 위해 여러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T밸리에는 중고거래, 미용, 반려동물, 자녀 돌봄 서비스 등이 있었다. 지금도 스타트업들이 많이 하는 서비스다.

스타트업과 경쟁하기 위해 SK텔레콤은 T밸리를 작고 기민한 조직으로 만들려고 해다. 의사 결정도 수평적 구조에서 나오도록 했다.

실제 T밸리 밑에는 각각의 빌리지를 있다. 빌리지 밑에는 캠프가 있고 이 캠프가 사업을 주도했다. SK텔레콤은 캠프별로 각 사업 프로젝트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했다. 스타트업처럼 작은 조직을 만들겠다는 복안이었다. 대기업 SK텔레콤의 서비스라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T밸리 내 서비스에는 ‘SK’가 붙지 않았다.

이 같은 노력에도 T밸리 내 서비스들은 차례로 종료됐다. 지난 10월 출범한 히든은 사실상 T밸리의 마지막 사업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미디어 스타트업 대표는 “스타트업이 돈을 벌기 위해서는 콘텐츠, 커뮤니티, 커머스 순서로 가야 한다”며 “하지만 (T밸리) 내부에서 콘텐츠를 쌓아가는 과정과 수익을 내야하는 과정 간의 이견 차가 있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콘텐츠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수익 모델에 대한 이슈가 불거지다보니 통신사 자체가 갖고 있는 망과 서버의 강점을 활용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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