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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위키리크스` 어산지 망명 허용

이정훈 기자I 2012.08.16 23:05:57

외무장관 "정치적 압박에 위협받고 있다"
영국-스웨덴 반발..어산지 신병인계방침 고수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에콰도르 정부가 내부고발 정보 폭로사이트인 위키리스크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의 망명을 공식 허용했다.

어산지가 피신해있는 런던 에콰도르 대사관 앞에서 시위하는 지지자들이 걸어둔 문구들.
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리카르도 파티노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에콰도르 수도인 키토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 정부는 어산지에게 외교적 망명을 허용하기로 했다”며 “그는 현재 정치적인 압박으로 인해 실질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파티노 장관은 또 “어산지가 잔인한 방식으로 처벌받거나 종신형 또는 사형까지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런 점 때문에 에콰도르 정부는 그의 보호받아야할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0년 스웨덴 방문 때 2명의 여성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기소된 어산지는 영국에서 체포된 뒤 스웨덴으로 송환당할 처지에 놓이자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정치적 망명을 신청한 바 있다. 일부 어산지 지지자들은 오히려 이같은 스웨덴의 기소를 기밀 문서를 공개한 어산지를 처벌하기 위한 미국 정부와의 공조에 의한 음모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이같은 에콰도르 정부의 망명 허용에도 불구하고 영국과 스웨덴 정부는 어산지에 대한 처벌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날 영국 외무부는 “에콰도르의 이같은 결정에 실망했다”면서도 “우리는 우리의 법적 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며, 이에 따라 당초 계획대로 어산지를 스웨덴 정부에 인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 정부도 에콰도르가 어산지에 망명을 허용한 결정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런던 경찰은 이날 어산지의 지지자가 집결한 에콰도르 대사관 밖에서 3명을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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