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위성사진에 대형 구조물과 깨끗해진 공항 활주로 포착
작년 7월에도 대형 구조물 설치 후 열병식 진행
19일 베트남 방문 전 방북 전망…2000년 이후 24년만
북러 군사협력·노동자 파견 및 관광 확대 등 논의할 듯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 설치된 대형 구조물과 깨끗해진 평양국제공항 활주로를 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작년 9월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요청을 수락한 바 있다.
| 지난해 9월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정권수립일 75주년(9·9절) 민방위 무력 열병식 장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북을 앞두고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환영식이나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이 인공위성 사진에 포착됐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12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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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미국의소리(VOA) 등에 따르면, 미국 민간 위성서비스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위성 사진에는 김일성 광장 연단 바로 옆에 대형 물체가 발견됐다. 이에 따르면 광장 북쪽의 내각종합청사 건물과 남쪽의 대외경제성 건물 인근에도 흰색 구조물이 늘어선 모습이 포착됐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이 구조물들이 열병식에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중국이나 러시아의 고위급 인사가 방문하거나 열병식을 할 경우 김일성 광장에 구조물을 설치한다. 작년 7월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을 한달 여 앞둔 6월에도 흰색 대형구조물이 설치됐다. 이번 구조물은 작년보다 큰 규모 인만큼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앞두고 대규모 인파를 동원한 행사를 사전 연습한 정황인 것으로 보인다.
평양 순안 국제공항 내 활주로 주기장을 정리한 것도 푸틴 방북이 임박했다는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NK뉴스는 플래닛랩스의 위성사진을 인용해 고려항공 비행기가 공항터미널 근처 주기장이 아닌 다른 구역에 주차돼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북한은 2018년 9월 초 러시아와 중국의 고위 인사가 도착하기 하루 전, 같은 달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선언을 위해 방문 전에도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또 지난 5일과 11일 사이 러시아 전쟁 기념비인 ‘해방탑’과 북한 국방부 청사에서 재포장 및 보수 공사가 이뤄졌다며 이곳에서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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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이 이번에 방북하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집권하던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의 방북이다. 방북을 계기로 북러 간 밀착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방북 시기는 베트남 방문 예정 시기인 이달 19일 이전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군사·정치·경제·문화 등 다방면에서의 협력을 논의할 전망이다.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는 등 군사협력을 비롯해 북한의 노동자 파견 문제와 북한 관광 확대 등 경제 협력과 관련한 문제도 의제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러시아 측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 준비 동향을 발표해왔고, 우리 정부는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한러 간 한반도 문제 관련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