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중국산 철광석 수입 가격은 톤(t)당 121.6달러로 지난해 7월 이후 약 6개월 만에 120달러를 넘어섰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1월 4일 t당 82.42달러까지 떨어진 뒤 약 2개월 만에 48%나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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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 가격이 치솟는 이유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해제로 철강 생산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부동산 부양책과 국가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의 설) 이전 비축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도 분석된다.
쇳물을 생산할 때 연료로 사용하는 원자재인 제철용 원료탄(석탄) 가격 역시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을 재개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공급 부족 우려에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제철용 원료탄 가격은 t당 309.00달러로 200달러 중반대였던 지난달 초 대비 크게 올랐다. 겨울철 석탄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오른 계절적인 영향도 있다.
포스코(005490), 현대제철(004020)과 같은 철강사들은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을 만회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탓에 이를 제품가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실제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유통향 열연(SS275) 가격은 지난달 초에 t당 105만원으로 책정된 이후 이달 13일까지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광석과 석탄 가격이 오른 만큼 제품값에 충분히 반영되면 좋겠지만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고 당장 수요가 받쳐주지 않기 때문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철강재 가격이 자동차나 조선 등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보니 인상폭에 대한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설 연휴 이전 철강재 수요가 관망세를 보이다가 이후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가격 인상 움직임과 수입산 가격 상승으로 철강재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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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철광석, 원료탄 등 원자재 가격은 지난해 연초 고점을 찍은 것으로 파악된다. 협회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수요 약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올해 원자재 가격이 전년 대비 20~30%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 시장은 수요는 약하고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고비용 국면이지만 바닥에 다다랐다는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며 “제로 코로나 정책 해제 후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저점(47pt)을 기록했고 글로벌 철강재 가격은 한 달 전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수는 최근 중국 경기 부양과 코로나19 봉쇄 완화 등 경기 개선 기대감으로 원가재 가격이 다시 강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향후 중국의 시황과 공급 차질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가격 변동성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WSA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철강 수요는 지난해보다 1.0% 늘어난 18억1470만t을 기록할 전망이다. 인도, 일본 등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 당초 전망 대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글로벌 조강생산은 전년 대비 1.4% 감소한 18억2000만t으로 지난해에 이어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철강 생산량은 올해 7155만t으로 전년 추정치 대비 3.8%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