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경유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고 외식물가도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대책 효과가 미미할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질적으로 물가를 잡고 서민부담을 덜기 위한 실효성 있는 추가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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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30일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서민 체감도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물가 안정대책을 마련했다. 정부는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우크라이나 사태, 곡물가격 상승 등 공급 차질로 물가 상승폭이 확대되는 가운데 금리 상승과 주거비 부담으로 생계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최근 경유가격이 급등하며 유가 부담 완화를 위한 대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정부는 다음달 1일부터 화물차와 버스 등에 지급 중인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지급 확대를 위해 지급 기준을 리터(ℓ)당 1850원에서 1750원으로 인하하고 적용 기간도 7월 말에서 9월 말로 2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경유가격이 급등하며 추가적 지원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5월 넷째주(22~26일) 전국 주유소 경유 가격은 2000.3원으로 사상 최초로 2000원선을 돌파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향후 부담부분이 커질 경우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는 방침이다. 윤 국장은 “유가연동보조금은 5월 중순에 추가지급해 효과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유류비 부담 부분도 향후 추가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급망 차질에 따른 생활물가 안정을 위해 이번 대책을 통해 원가 절감에 주력했다. 시장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돼지고기와 밀가루 등 먹거리와 산업원자재를 중심으로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단순가공식료품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단순가공식품 등 일부 품목이 아니라 서민들이 체감하는 품목에서 부가가치세 인하범위를 넓혀 실질적인 가격 인하 효과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정부의 부가세 인하 대상이 제한적이라 가격 하락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물가 안정을 위해 부가가치세를 건드린 사실은 고무적이지만 대상 품목이 너무 적다”며 “정말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소비자들이 자주 접하는 공산품 등 광범위한 품목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과감하게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부유세’ 성격의 종부세 부담을 완화하기로 하며 민생안정이라는 대책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윤인대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업무 대행)은 지난 27일 사전브리핑에서 “보유세를 완화해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으면 주택시장이 안정되고, 전반적 서민·중산층도 혜택을 볼 것”이라며 “또 이번 대책 대부분이 1가구 1주택에 해당돼 서민·중산층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