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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이밍 회장 퇴진…이사회에서도 손떼
3일 블룸버그통신은 장이밍이 바이트댄스그룹 회장직에서 사퇴하고 량루보 CEO가 회장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트댄스 투자자인 서스퀘하나 인터내셔널 그룹, 세콰이어캐피탈차이나 등으로 구성된 5명의 이사진 명단에도 장이밍 대신 량루보가 이름을 올리면서 경영에서 손을 뗐다.
바이트댄스는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틱톡과 틱톡의 중국판인 ‘더우인’을 운영하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12월 추가 투자를 유치할 때 기업가치는 1800억달러(약 212조7600억원)로 평가받았다.
장이밍의 회장 퇴진은 이미 예견된 사항이다. 장이밍은 지난 5월 돌연 CEO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 밝히면서 공동 창업자이자 대학 동창인 량루보에게 지위를 넘겨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갑작스러운 경영권 이양에 따른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당국이 빅테크 규제에 바이트댄스도 상당한 압박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당초 뉴욕이나 홍콩 증시에 상장하려 했던 계획을 돌연 취소했다. 또 금산분리를 강조하는 당국의 요청에 따라 그동안 운영하던 증권 정보 제공 플랫폼 ‘하이툰주식’과 홍콩 증권사 ‘쑹수증권’을 매각하면서 주식 중개 사업에서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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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윈 선례 본 中 젊은 부호들, 속속 경영 일선서 발 빼
장이밍의 퇴진 및 경영권 포기는 중국 당국의 엄격한 규제로 빅테크 경영진이 속속 바뀌는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앞서 빅테크의 선두로 꼽혔던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이 당국의 집중포화를 맞은 뒤 빅테크 창업주들은 중국 당국과 날을 세우지 않고 빠르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있다.
마윈은 2019년 회장직에서 내려왔다. 문제는 마윈이 지난해 중국 금융당국의 규제가 후진적이라고 비판하면서부터 발생했다.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그룹이 반(反)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자국 관련법 위반 사상 최고액인 182억2800만위안(약 약 3조38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가 하면, 자체 결제시스템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앤트그룹의 상장을 취소하기도 했다.
마윈의 사례를 본 ‘젊은 부호’들은 일제히 경영 일선에서 발을 빼고 있다. 지난 3월 핀둬둬 창업자 황정도 회장직을 내려놨다. 그러면서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의결권 행사를 회사 이사회에 위임해 자신은 경영에 일절 개입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핀둬둬는 알리바바, 징둥닷컴과 더불어 중국의 3대 전자상거래 업체다.
바이트댄스와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동영상 플랫폼 콰이쇼우를 창업한 수화도 지난주 공동 창업자인 쳉 이샤오에게 CEO직을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징둥닷컴 창업자 류창둥도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고 징둥유통 CEO인 쉬레이를 그룹을 총괄하는 회장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