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 항소심서 무죄…法, '대작은 미술계 관행' 주장 인정

가수 겸 방송인 조영남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은총 기자] 그림 대작(代作) 혐의로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가수 겸 방송인 조영남(73)씨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재판장 이수영 부장판사)는 17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조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조씨는 2011년 1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대작 화가 송모(61)씨 등에게 한 점당 10만원씩 주고 그림을 받아 덧칠을 가볍게 한 뒤 이와 같은 사정을 밝히지 않고 각 그림을 30만~50만원에 판 혐의로 2016년 6월 불구속 기소됐다.

1심은 조씨의 아이디어를 외부로 표출한 송씨의 창작 표현작업을 중요하게 보고 조씨가 완성 단계에서 송씨로부터 작품을 넘겨받은 뒤 덧칠을 가미해 그림을 전시·판매한 것은 대중과 작품 구매자들을 속인 행위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송씨는 조씨의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구현하기 위한 기술보조였을 뿐”이라며 “보조자를 사용한 제작 방식이 미술계에 존재하는 이상 이를 범죄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작가의 ‘친작’ 여부가 구매 결정에 반드시 필요하거나 중요한 정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조씨가 보조자 사용 사실을 구매자들에게 고지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