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A`급 건설사도 低금리 자금조달 물꼬 텄다

함정선 기자I 2017.08.28 14:53:31

롯데건설 금리 낮춰 회사채 발행 성공
기관 투자심리 개선…SK건설 흥행시 차환 이어질듯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롯데건설이 성황리에 저(低)금리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성공하자 건설사들이 현금 상환 대신 차환 발행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냉랭했던 건설사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4%대 중후반에나 가능했던 `A`급 건설사 회사채 발행금리가 3%대로 훌쩍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낳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A`등급인 롯데건설은 1000억원 회사채를 개별민평보다 106bp(1bp=0.01%포인트) 낮은 3%대 금리로 발행하게 됐다. 롯데건설이 3%대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롯데건설의 공모채 발행금리는 대부분 4.3~4.8% 수준이었다. 이는 그동안 회사채시장에서 건설사 수요가 크지 않았던 점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건설사들은 양호한 실적에도 올해 회사채시장에서 그리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미매각까지는 아니어도 동일 신용등급대비 대개 금리가 높았다. 미청구공사비 등이 늘어나며 미래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정부가 고강도 8.2부동산대책까지 내놓으며 GS건설을 비롯한 많은 건설사들이 하반기 만기도래 회사채까지 차환 대신 상환을 검토하기도 했다. 고금리에 돈을 빌리느니 상환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도였던 것.

그러나 건설사들은 롯데건설의 회사채가 흥행에 성공, 금리가 낮아지자 30일로 예정된 SK건설의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를 보고 회사채 발행에 나설지 여부를 결정할 전략이다. 1000억원을 발행하는 SK건설도 예전보다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게 된다면 건설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바뀌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SK건설의 신용등급은 롯데건설보다 낮은 ‘A-’다.

기관이 단순히 고금리를 노리고 건설사 회사채를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건설사들의 실적 호조와 재무구조 개선 등이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판단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특히 주요 건설사들은 회사채 현금상환을 결정한 GS건설을 제외하고 10월과 11월 8700억원이 넘는 규모의 회사채 만기도래를 맞는다. 이 가운데는 신용등급이 ‘AA’급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등이 포함돼 있다. 현대건설은 10월 2000억원, 삼성물산은 10월 1000억원과 11월 2000억원 등 총 3000억원의 회사채 만기도래가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롯데건설보다 신용등급이 한 단계 높은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도 11월 각각 2000억원, 1200억원의 회사채 만기도래를 맞는다. 이들은 현금 보유도 충분해 금리 부담 대신 회사채 현금 상환을 선택할 가능성이 컸으나 금리가 낮아진다면 바로 회사채 발행에 나설 계획이다. 10월 2000억원이 만기도래하는 GS건설은 내부적으로 현금 상환을 결정했으나 금리 흐름은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8.2 부동산 대책으로 일각에서는 건설사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던 만큼 롯데건설 수요예측 결과가 주는 의미는 크다”며 “향후 있을 다른 건설사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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