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통상 분양 비수기에 들어서는 문턱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확연히 다르다. 양도소득세 감면 등 각종 금융·세제 혜택 대부분이 올 연말까지만 적용된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잠원’ 아파트 등 최근 강남에서 분양한 단지들의 높은 청약 실적도 건설사들의 늦깎이 분양에 힘을 보탰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강남은 새 아파트의 희소성이 높고 구매력 있는 대기 수요도 탄탄해 청약 성적이 좋은 편”이라며 “다음달 분양하는 단지들은 선호도가 높은 곳에 들어서 청약 열기가 뜨거울 것 같다”고 말했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 분양
래미안 대치청실 아파트는 교육 인프라가 최대 장점이다. 옛 대치청실 1·2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로, 최고 35층 17개동 규모에 1608가구가 들어선다. 이 중 전용면적 59~151㎡ 162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이 아파트는 교육 프리미엄을 기대해볼 만하다. 교육 시설과 학군이 모두 우수해서다. 단지 바로 옆에 ‘사교육 1번지’ 대치동 학원가가 형성돼 있다. 중대 부고, 단국대 부속 중·고교, 숙명여중·고 등이 도보 통학권이다. 입지도 좋다. 서울 지하철 대치·도곡역이 인접한 더블 역세권 단지다. 대치동 아파트의 과반 이상이 입주한 지 10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라는 점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대림산업의 아크로리버 파크는 한강 조망권을 확보했다. 옛 신반포1차 아파트를 최고 38층 15개동에 1620가구 규모로 신축한 것으로, 반포지구의 신규 분양 아파트 중 유일하게 한강 조망권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강변을 따라 부지가 길게 늘어서 일반분양 물량의 30% 가량은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 이미 입주한 재건축 단지인 반포자이와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등을 넘어설 새 랜드마크로 주목받는 이유다.
일반분양 물량은 오는 11월과 내년 7월 두 번에 걸쳐 공급된다. 이 가운데 전용 59~178㎡ 515가구가 내달 우선 분양된다. 강남 8학군에 속한 교육 환경과 신반포·고속터미널역이 인접한 트리플 역세권 입지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송파 파크하비오푸르지오는 미래 가치에 초점을 맞췄다. 단지는 문정동 276번지 일대 6만1231㎡ 부지에 최고 19층 15개동 규모로 지어진다. 강남권 최대 규모 복합 주거 단지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아파트 999가구와 오피스텔 3470실, 비즈니스 호텔 487실 및 스트리트 상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용 84~151㎡ 아파트 999가구와 오피스텔 일부가 다음달 분양된다.
문정동 일대는 강남권에서도 개발 재료가 풍부한 곳이다. 문정지구 9-2블록에서는 오는 12월 문정 법조단지가 8년여 만에 착공할 예정이다. 2017년 말 공사가 끝나면 법원과 등기소 등의 이전으로 고용 인구가 7만명을 웃돌 전망이다. 위례신도시와 동남권유통단지(가든파이브), 제2롯데월드, 현대화 사업이 추진 중인 가락시장 등이 인접한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교통 여건도 좋은 편이다. 지하철 8호선 장지역이 가깝다. 오는 2015년에는 고속철(KTX) 수서역이 들어설 예정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교육 시설과 학군, 조망권, 개발 가능성 등 3개 단지 모두 제각기 개성이 다르다”며 “주택 수요자라면 투자 가치와 주거 만족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청약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분양가·입지 여건 등이 청약 성적 가를 듯
업계에서는 3개 단지의 청약 성적표가 분양가와 입지별 수급 여건 등에 따라 갈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분양가는 래미안 대치청실이 3.3㎡당 평균 3500만원 이하, 아크로리버 파크는 3.3㎡당 4000만원 안팎에 책정될 예정이다. 이 경우 아크로리버 파크 전용 84㎡형은 분양가가 12억원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같은 동의 평균 아파트값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인근 반포2동 M공인 관계자는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존 조합원 물량도 잘 팔리지 않는데 3.3㎡당 4000만원 대의 높은 분양가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파 파크하비오푸르지오는 오피스텔 공급 물량만 무려 3470실에 달한다. 시행사인 (주)다함하비오 측은 연내 아파트와 오피스텔 분양을 모두 마칠 계획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분위기에 휩쓸려 ‘묻지마 청약’에 뛰어들기보다는 입지 여건과 미래 가치, 적정 분양가 여부 등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청약에 나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