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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음식물 쓰레기가 수소로’…현대차그룹 ‘수소 사회’ 앞당긴다

공지유 기자I 2024.09.25 15:45:30

국내 최대 수소 산업 전시회 'H2 MEET' 참가
수소 생산부터 활용까지 수소 기술·비전 선봬
수소 생태계 구축 위한 그룹사 협업 체계 강화
글로벌 기업과도 협력…장재훈 "조만간 구체화“

[고양=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음식물 쓰레기에서 추출한 바이오가스를 수소로 재탄생시키고, 폐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수소를 뽑아낸다. 이렇게 생산한 수소는 항만과 공항, 도심 등지에서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친환경 선박과 트램, 자동차의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바로 현대자동차그룹이 그리는 미래의 ‘수소 사회’ 모습 일부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산업 주도권을 잡기 위해 그룹사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의 협력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25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 산업 전시회 ‘H2 MEET 2024’에 마련된 현대자동차그룹 전시장.(사진=공지유 기자)
현대차그룹은 25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 산업 전시회 ‘H2 MEET 2024’에 참석해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활용 전반에 걸친 기술 역량과 사업 비전을 선보였다. ‘H2 MEET 2024’는 국내 최대 수소 산업 전문 전시회로, 지난 2020년부터 열리기 시작해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CES에서 처음으로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한 ‘HTWO’를 선포한 이후 행사에 처음으로 참가했다.

현대차는 전시관에서 에너지 안보, 항만 및 공항 탈탄소화, 산업용 수소 애플리케이션 및 비즈니스, 수소 사회 등 총 4개의 주제로 구성된 시나리오 부스를 통해 그룹사의 수소 관련 기술과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25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 산업 전시회 ‘H2 MEET 2024’ 현대자동차그룹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현대차 수소 상용차 엑시언트 전시물을 구경하고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이날 전시관에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과 이동형 수소연료전지 발전기 등이 전시됐다. 글로벌 기업 관계자 등 관람객들은 현대차 수소 상용차 엑시언트에 내부 수소탱크와 구동 모터 등을 구경하며 담당자에게 작동 원리 등을 질문했다. 이동형 수소연료전지 발전기 충전 플러그를 직접 들어보기도 했다.

현대로템의 수소전기트램을 가상현실(VR) 기기로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VR 기기를 착용하니 수소전기트램이 정차해 있는 탑승장이 눈에 들어왔다. 조이스틱을 통해 저상형 구조로 된 트램 내부로 들어갔다. 직접 트램을 조종해 운행 속도를 높이는 것도 가능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수소전기트램은 수소연료전지를 통해 운행되는 친환경 대중교통”이라며 “모듈형 설계로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으며, 저상형 구조로 교통약자의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25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 산업 전시회 ‘H2 MEET 2024’ 현대차그룹 전시관에서 관람객이 현대로템 수소전기트램을 가상현실(VR)로 체험하고 있다.(영상=공지유 기자)
전시관 가장 앞쪽에는 현대차그룹이 그리는 미래의 ‘수소 사회’를 디오라마 형태로 구성해 놓은 조형물이 눈에 띄었다. 음식물 쓰레기나 가축 분뇨 등 유기성 폐기물에서 추출한 바이오가스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 생산한 수소를 운송하고, 수소연료전지를 트램과 선박, 자동차, 청소차 등에 활용해 도시 전체가 친환경 사회로 돌아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폐기물에서 나온 수소를 운송하고 활용하는 등 사회가 선순환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25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 산업 전시회 ‘H2 MEET 2024’ 현대차그룹 전시관에 ‘수소 사회 디오라마’가 전시돼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현대차그룹은 이처럼 수소 생태계 전반에 걸친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룹사 협업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수소 분야에 있어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의 협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GM과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전기와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차량 개발에서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힘을 합치기로 했다. 토요타와도 수소 분야에서 협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날 ‘H2 MEET 2024’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OEM)들이 워낙 종횡으로 엮이고 있다”며 “우리도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내용을 조만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2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 산업 전시회 ‘H2 MEET 2024’ 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장 사장은 “현대차그룹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모으고 다양한 모빌리티 및 에너지 애플리케이션(적용) 부분에서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외부와의 제휴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상용 부문에 대한 관심이 많아 그 부분을 같이(협력)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H2 MEET 2024’에는 전세계 24개국에서 317개의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해 최신 기술과 트렌드를 선보인다. 현대차그룹, 고려아연, HD현대인프라코어 등 국내 기업뿐 아니라 에머슨, 로버트보쉬코리아 등 글로벌 기업도 전시관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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