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 강풀 "韓 드라마 위기? 좋은 스토리로 전세계 공략 가능"[2024 K포럼]

김가영 기자I 2024.07.17 14:44:07

강풀 작가, ''2024 K포럼'' 기조연설
"웹툰 원작 드라마, 검증된 작품이라 성공 가능성 높아"
"숏폼 유행에도 서사 건너뛰지 말아야"

일간스포츠와 이코노미스트가 공동 주최하는 ‘2024 K포럼’이 17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강풀 작가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일간스포츠 김민규 기자)
[이데일리 김가영 기자] “한국 드라마가 위기라는 얘기가 많아요. 모든 콘텐츠·창작물은 좋은 스토리가 있고 그것을 보호할 수 있는 환경이 있다면 K콘텐츠를 육성할 수 있어요. 좋은 스토리는 전 세계를 공략할 수 있는 중요한 원천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웹툰 겸 드라마 작가 강풀이 17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2024 K포럼’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K-Makers : K를 만드는 사람들’ 주제로 열린 K포럼은 문화·예술·연예·산업 각 분야의 K브랜드와 K콘텐츠의 활약상을 고찰해 시의적절한 주제를 제시하고, 각계 각층 리더들과 이론적·실전적 통찰을 공유하기 위해 연예·스포츠신문 일간스포츠와 경제종합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마련한 행사다.

이 자리에서 강풀 작가는 “웹툰을 하면서 단 한 해도 웹툰이 위기라는 얘기를 안 들어본 적이 없다”며 “드라마도 마찬가지라고 본다”고 털어놨다. 이어 강풀 작가는 “작가, 창작자는 위기를 극복하면서 스토리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걸 안다”며 “믿고 작업을 한다면 더 새로운 콘텐츠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강풀 작가는 스토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봤다. 만화가부터 웹툰 작가, 드라마 작가로 흥행을 한 강풀 작가의 성공 비결도 여기에 있다.

강풀 작가는 만화를 시작하면서 그림을 못그린다는 약점을 알게 됐다며, 이 이유로 스토리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그림은 못 그리지만 이야기는 지지 말자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며 “연재를 시작하기 전에 모든 대사와 지문을 써놓고 연재를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웹툰 독자들의 비평과 관계 없이 이야기에 대한 고집이 가능했다”고 털어놨다.

이런 과정 덕분에 드라마에 도전하면서도 ‘고집’을 피울 수 있었다며 “고정해놨던 스토리가 있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고 이야기를 끌고 갈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또한 강풀 작가는 ‘무빙’이 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였기 때문에 흥행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강풀 작가는 “웹툰 원작의 작품은, 드라마로 한번 되새기게 되는 작업”이라며 “웹툰으로 이미 검증이 됐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흥미도 끌 수 있다”고 짚었다.

‘좋은 스토리’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 중이라고도 털어놨다. 그는 “인물이 사건을 만나 결말로 가는 게 이야기”라며 “인물과 사건과 결말만 잘 짜면 누구나 좋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풀 작가는 “사건은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사람”이라며 “어떤 사건을 놓고 결말이 오던 간에 그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서, 어떤 매력적인 캐릭터이냐 따라서 이야기 전체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인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서사의 중요성도 되새겼다. 그는 “드라마 작가를 시작했는데 숏폼, 릴스가 유행하며 이야기가 짧아진 시대가 됐다”며 “서사 시대가 저물고 있는데 서사라는 것은 이 짧은 숏폼이나 릴스에 담지 못한 더 큰 이야기가 있다. 작가인 제 입장에선 그것을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서사란 사람이 벌이는 일인데 작업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게 줄거리, 스토리가 다르다”며 “작가들은 서사를 스토리로 다루는 사람이고 끝까지 서사를 붙잡는 일이 작가의 일이다. 서사는 인물을 얘기하는 것이고 그 과정은 건너뛸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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