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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는 학교폭력 사안을 전담하는 경찰로, 학교폭력 예방활동·교육, 가해학생 선도, 피해학생 보호, 담당 학교의 학교폭력위원회 참석 등을 담당한다.
현장 교원들은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같은 학교 학생 간 폭력이 아닌, 학원 등 다른 학교 학생들이 얽혀있는 복잡한 학폭 사안에 대해서는 SPO가 개입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서울에 근무하는 초등학교 교사 A씨는 “학교 밖에서 발생한 폭력에 대해서는 교사들이 학생을 조사하거나 학부모를 부를 수 없다”이라며 “학폭위에 가기 전에 아이들을 선도할 기회도 없고 학폭사안 조사 자체가 힘들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수사권도 없는 교사가 학교폭력 사안 조사를 감당하면서 각종 민원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며 “학교 내외 심각한 학폭 사안에 대한 조사·처리를 SPO가 담당하는 것을 적극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처리 과정에서 과도한 행정업무는 말할 것도 없고 악성 민원, 소송까지 시달리면서 학폭 담당교사는 기피 0순위가 된 지 오래”라며 “교원 본연의 역할인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없을뿐더러 교권 침해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SPO가 학교 현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현재 SPO 1명이 15~20개 학교를 담당하는 등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교사 B씨는 “학폭을 주로 담당하는 학생생활담당 부장선생님이 SPO의 역할이 거의 없다, 도움이 거의 안 된다고 말하시는 것을 많이 들었다”며 “SPO의 역할 확대를 말하기 전에 인력·자원을 먼저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뿐 아니라, 학생들 역시 SPO의 역할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학교전담경찰관(SPO) 제도 운영 평가에 관한 연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SPO 제도 인식조사에 참여한 청소년 632명 중 37.2%인 235명(중복응답)은 SPO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292명(46.2%)은 ‘자주 볼 수 없다’, 34명(5.4%)은 ‘원하는 도움을 받지 못한다’, 9명(1.4%)은 ‘불친절하다’고 답했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형사 처분에 초점을 맞춘 처분이 주가 될 경우, 교화·선도가 우선돼야 할 학교 현장의 목적이 흐려진다는 것이다. 교사 출신 변호사인 학교폭력 전담 나현경 변호사(법무법인 오현)는 “학폭 조사 과정에서 교육청·경찰의 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학폭사안에 대해 교육청과 학교의 개입을 전면 배제한 채 온전히 SPO가 전담하도록 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에서는 소년을 상대로 형사절차에 가까운 수사를 하고 있지만 학교의 본질적인 기능은 선도·교육도 있기 때문에 학폭 제도의 취지·목적에 맞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