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원 "자본력 가장 센 가족들 상대, 해코지 매일매일 두렵다"

장영락 기자I 2023.04.04 15:22:55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씨가 아버지 전재용씨에 대해 “제 삶에 아예 없었다”며 경원시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해코지를 당할까 매일 두렵다”며 가족이 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해 걱정하기도 했다.
뉴시스
전씨는 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씨는 “광주에서 피해자분들, 유가족분들이 너무 오랫동안 상처로 아파 오셨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당연히 제가 해야 되는 거를 했는데 거기에 감사한다고 말씀 주시고 용서한다고, 힘내라고 하시는 걸 보고 더 제 죄악이 크게 느껴지고, 또 앞으로도 실수하지 않고 잘해야겠다. 이렇게 크게 믿어주신 만큼 제가 정말 좋은 의미에 쓰여졌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했다”며 먼저 광주 사죄 방문 소회를 전했다.

전씨는 “가족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이끌고 이 세상을 살아 있는 지옥으로 만들어버렸는데 그 죄를 그냥 방관하고 조용히 하고 있는 게 죄악이라고 생각했다”며 스스로 죄의식을 느끼게 된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저 스스로도 이기적인 마음에, 또 어린 마음에 이런 사실들을 계속 외면해 오다가 이제서야 27년이라는 삶을 산 뒤에야 이렇게 사죄드리는 게, 더 일찍 사죄드리지 못해서 죄송하고 그렇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처음에는 다 오라고 했다. 이렇게 상황이 커지기 전에는 빨리 저를 막아야 되니까, 그런데 막상 한국에 와서 연락을 드렸을 때는 연락을 피하고 그랬다”며 달라진 가족의 태도에 원망의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망월동 민주묘지에서 희생자의 묘비를 코트로 닦은 장면에 대해서는 “제가 그때 입고 있던 것 중 가장 좋은 게 코트였고, 코트를 사용해서 다 닦아드리고 싶었다. 그리고 당연히 그보다 더 좋은 게 그 자리에 있었다면 그걸 사용해서 닦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씨는 자신의 행보에 정치적 의도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것이 저 스스로가 너무나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정말 신앙심이 강하기 때문에 하나님 외에 완벽한 인간이 없다고 생각해서 어느 누가 통치를 하든 죄악이 계속 반복되기 때문에 최소한 저같이 큰 죄인은 그럴 자격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씨는 아버지 전재용씨에 대해 “인간 전우원으로서는 아직도 아버지라고 부르고 싶다면서도 살아오면서 느낀 부친의 부정적 면모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실제로도 어린 시절부터 제 삶에 아예 없었고, 어릴 때부터 외도가 잦으셨다. 그리고 이번에도 제가 폭로를 하게 된 이후에 반응을 살펴봤을 때 굳이 부모님이 취할 수 있는 자는 아니라고 생각을 했다”며 부친에게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전했다.

전씨는 폭로와 사죄를 이어가고 있는 와중 두려움도 느낀다고 고백했다. 전씨는 “매일매일 두렵고 무섭다. 어떻게 해코지를 당할까 무섭고,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만 머릿속에 그리는 것 같다. 아무래도 대한민국에 자본력이 가장 센 사람들 중에 한 명인 저희 가족들을 상대로 하고 있으니까 두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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