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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는 전날(2일) 안 전 대표의 측근인 김도식 전 실장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김 전 실장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의원회관에서 다른 일을 보던 중에 인사차 만난 것”이라면서 “당 현안과 관련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김관영 “유승민, 한국당行 명분 시그널 요구”
다만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만남이 단순 인사로 끝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바른미래당 내부는 손 대표를 향한 바른정당계의 사퇴 공세가 한 달째 지속 중이다. 여기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정국을 거치며 일부 안철수계까지 마음이 떠난 상태다. 그 숫자도 안 전 대표 측근인 이태규 의원을 중심으로 이동섭·김삼화·신용현·김수민·김중로 의원까지 6명으로 늘었다. 이 때문에 김 원내대표가 안철수계와 바른정당계와의 밀착을 떼어놓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 김 원내대표는 바른정당계는 겨냥하지만 친안계를 향한 비판은 자제 중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의 유승민 전 대표 발언을 두고 “한국당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면서 “조건부를 내세웠지만 그 말을 받는 입장에서는 명분을 만들어달라는 ‘시그널’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바른정당계의 최종 목적지를 한국당으로 의심하는 것이다. 앞서 유 전 대표는 전날 “자유한국당이 변화와 혁신을 통해서 개혁보수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면, 오늘이라도 당장 합칠 수 있다”며 “그게 없으면 합칠 수 없다는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안철수계를 향한 비판은 자제하는 모양새다. 그는 유 전 대표를 비판하면서 “바른미래당 창당주역 중 한 분인 안철수 전 대표의 정치철학인 ‘극중주의’와도 분명히 대치되는 것”라고 언급했다.
손학규 “해당 행위 당원 징계절차 조치할 것”
손 대표도 바른정당계를 향해서는 ‘철퇴’를 내리는 중이다. 그는 전날(2일) 열린 손학규 규탄 토론회에 참석한 바른정당 출신 정무직 당직자 2명을 해임했다. 그는 최고위에서 “당헌과 당규를 위반하고, 당내 분열을 획책하는 일부 세력에게 경고한다”면서 “해당 행위를 계속하는 당원은 앞으로 당헌당규 상 징계절차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새로 모습을 보인 문병호 최고위원은 첫날부터 손 대표를 강하게 옹호했다. 문 최고위원은 우선 바른정당계가 사퇴의 근거로 삼는 4.3 보궐선거 참패부터 짚고 넘어갔다. 그는 “공당의 대표가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고, 한 달 이상 숙식하시면서 후보를 지원한 게 무슨 죄냐”면서 “참담한 결과를 얻은 책임이 과연 손 대표에게 있는가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정당계가 주장하는 보수지향 노선도 비판했다. 그는 ‘애매모호한 보수지향의 정체성’, ‘정치공학적 합당’을 지지율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정치권에서는 현 지도부가 바른정당계을 넘어 친안계까지 전선을 확대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의원 8명으로 당내 소수인 바른정당계까지는 통제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사퇴 요구가 친안철수계 전반으로 뻗어지면 당권 경쟁에 분수령이 될 원내대표 선거를 담보할 수 없다”면서 “바른정당계를 최대한 고립시키려는 전략으로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