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제2의 라인으로 북미·유럽 진출하겠다"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네이버(035420)가 제2의 라인으로 북미와 유럽시장을 노린다. 뉴욕과 도쿄 증시에 안착한 경험을 발판 삼아 새로운 성공 사례를 이들 대륙에서 만들어간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라인 상장을 통해 확보된 자금을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위한 기술·인력 확보에 재투자한다. 기술력 높은 스타트업이라면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선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15일 라인 상장을 기념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인터넷 서비스의 본고장 격인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일본 시장에서 성공한 노하우를 활용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북미와 유럽을 노리겠다는 방침이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

이 의장은 “새로운 시장 확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며 “기존 메신저를 갖고 이들 서비스에 진입하는 것은 힘들다”고 말했다. 북미와 유럽의 와츠앱, 중국의 위챗처럼 1등 메신저 서비스가 장악한 시장을 라인이 새롭게 공략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대신 현지 시장 상황에 맞춰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 시장에 특화돼 나온 라인의 사례를 교훈 삼은 것이다.

이에 따라 그는 라인 상장을 통해 확보된 자금을 새 서비스 개발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상장 전보다 자금 상황도 두둑해져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해졌다.

미국 현지 시간으로 14일 뉴욕 증시에 상장된 라인은 첫날에만 공모가(32.84달러) 대비 26.61% 상승한 41.58달러에 장을 마쳤다. 라인의 기업 가치는 87억3000만달러(약 9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스톡옵션을 제외한 라인이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의 액수는 최소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의장은 “연구소 내 여러가지 기술을 더 좋게 개발할 것”이라며 “외부에 좋은 기술을 갖고 있는 분들도 타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기업 인수·합병(M&A)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M&A 계획에 대해서 이 의장은 말을 아꼈다. 그는 “기술이 강한 곳을 찾아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면 어디든 타깃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의장은 지난 10년간 공 들였던 일본 시장의 예를 들면서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일본 사업을 준비한 게 10년”이라며 “(상장까지) 기적적인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의장은 제2의 라인, 제2의 신중호(라인 최고글로벌책임자)가 출현해야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라인의 성공을 모태 삼아 해외 진출을 노리는 스타트업 등을 적극 돕겠다는 얘기다.

그는 “이후 새로운 라인이 또다시 성장해서 자신들의 시장을 갖고 비즈니스 모델을 갖춰 나가는 일이 계속 생겨야 한다”며 “네이버가 그런 회사의 도약 터가 됐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인터넷 시장은 큰 시장이 아니다”며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사례에서 보듯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기술로 해외에서 승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회사들을 돕는 네트워크 환경, 인프라, 기술에 투자를 늘리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 의장은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포켓몬 고’에 대한 언급도 했다. 그는 포켓몬 고가 탄생되는 데 밑바탕은 구글이라는 세계 최대 인터넷 회사가 있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 의장은 “포켓몬 고를 보면 괴롭다”며 “우리도 그런 노력을 해야하겠다는 생각도 있지만 구글 같은 회사들은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 그 돈 갖고 투자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현금 차출력을 갖고 그같은 투자를 하기란 쉽지 않다”며 “워낙 규모적으로 차이가 커 그런 면에서 힘이 많이 들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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