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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해 2월 19일 오후 7시께 술을 마신 채 전남 여수시에 위치한 양아버지 B씨의 거주지를 찾아가 술주정 하던 중 B씨가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더니…”고 말하자, 흉기를 휘둘러 양아버지를 살해했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평소에도 고아라고 말해 화가 났는데, 아버지한테 ‘짐승’이라는 말을 듣자 참을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47년 전 11살이었던 A씨는 전남 여수 섬마을에 있는 B씨의 집에 입양됐다.
학교에 다니는 B씨의 친자녀들과는 달리 A씨는 어린 시절 학교에 가지 못하고 농사일을 도왔으며 17살이 되던 해에는 B씨가 선장으로 있는 배에서 선원으로 일했다.
그러던 2021년 A씨는 배에서 일하던 중 오른팔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고, 사고 이후 B씨를 향한 분노의 마음을 키웠다.
A씨는 사고 당일 B씨를 찾아가 20년 전의 약속을 언급하며 재산 문제로 말다툼 중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
A씨는 1·2심에서 팔 절단 사고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정신과 약물치료 중이었다며 심신미약도 주장했지만, 모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양아버지의 학대나 착취 의심 정황이 있는 등 참작할 점이 있지만, 계획적 살인죄에 중형을 선고한 원심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