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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국제공항·북부특별도, 총선 블랙홀 휩쓸린 김동연 역점사업

황영민 기자I 2023.12.04 17:14:39

김진표 의장 군공항 이전 관련법 대표발의에
화성정치권·시민들 반발, 국제공항백지화단체 등장
김포-서울 편입 이슈로 경기북부 지자체도 이탈표
학계 "총선 앞둔 이슈 오히려 정책 홍보 도움될 것"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경기국제공항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2대 핵심 공약사업이 총선 정국을 맞이하며 정치 논리에 휩쓸리고 있다.

경기남부권에 국제공항을 유치한다는 계획인 경기국제공항은 수원 군공항 이전을 둘러싼 화성지역 정치인과 지역사회의 격렬한 반대에 직면했다. 또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국민의힘의 김포-서울 편입 이슈 촉발 이후 경기북부 지자체들 사이에서 이탈표가 가시화되면서다.

김 지사 취임 후 민선 8기 경기도에서 전담조직까지 만들며 추진해오던 정책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쟁화되면서 총선 이후에도 동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수원 군공항 이전 갈등 격화, 경기국제공항 백지화 단체까지 등장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는 정명근 화성시장, 김경희 화성시의장, 송옥주·이원욱·전용기 국회의원을 비롯해 화성시민 2000여 명이 운집했다.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군공항 이전 갈등이 격화되면서 경기국제공항 백지화를 모토로 내건 단체까지 등장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수원전투비행장 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주최한 이날 집회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최근 대표발의한 ‘수원 군 공항 이전 및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과 ‘첨단연구산업단지 조성 및 육성을 위한 특별법’을 반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의장이 발의한 특별법은 수원에 위치한 공군 제10전투비행단(수원 군공항)을 화성 화옹지구로 이전하면서 민·군 통합 국제공항을 건설하고, 기존 군공항 부지에는 첨단산업단지 등 복합개발을 추진하는 내용이 골자다.

21대 국회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수십 년간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군공항 이전을 강행하기 위한 법안들이다. 마찬가지로 선거를 앞둔 화성지역 정치인들은 대규모 집회로 맞불을 놨다.

불똥은 김동연 지사의 경기국제공항으로도 번졌다. 김 지사는 취임 후 경기국제공항추진단을 신설, 단장에 한현수 전 국방부 기조실장을 임명했다. 한현수 단장은 과거 국방부 군공항이전사업단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경기도는 경기국제공항 유치와 군공항 이전을 별개 사안으로 구분 짓고 있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불붙은 군공항 이전 논란은 경기국제공항 백지화를 모토로 내건 단체 구성으로 이어졌다.

오는 5일 경기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경기국제공항 백지화 공동행동’이 경기도의회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예고하면서다. 이들은 “기후위기 역행, 자연생태계 파괴, 지역갈등 야기하는 경기국제공항 건립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포·구리·고양에 과천까지 ‘흔들’…위기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김포-서울 편입 당론화 거론으로 촉발된 이른바 ‘메가시티 서울’ 이슈는 김동연 지사가 추진하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립 논의를 송두리째 흔들어놨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병수 김포시장에 이어 백경현 구리시장도 서울 편입을 주장하며 오세훈 서울특별시장과 회동을 가졌고, 이동환 고양특례시장도 행정구역 개편을 꺼내 들며 오 시장과 만났다. 여기에 최근 서울 편입에 관한 여론조사에 착수한 신계용 과천시장도 오 시장과 면담을 하면서 서울과 인접한 경기지역 일대가 요동치는 판국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11월 1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경기·인천 단체장 회동 참석을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는 김포-서울 편입 등 메가시티 서울 이슈에 대한 내용이 다뤄진 것으로 전해진다.(사진=연합뉴스)
경기도는 민선 8기 들어 행정2부지사 산하 경기북부특별자치도추진단을 설치, 각종 정책연구용역과 공론화를 위한 지역 순회 설명회, 정치권 대응 등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던져진 메가시티 서울 아젠다에 그간의 노력이 블랙홀처럼 휩쓸려가는 모양새다.

실제 지난달 23일 백경현 구리시장·강수현 양주시장·박형덕 동두천시장·서태원 가평군수·김덕현 연천군수 등 경기북부 6개 단체장은 입장문을 통해 “경기북부 시장·군수 일동은 경기북도 문제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김포시와 구리시의 경우처럼 생활권 및 경제권이 서울시와 밀접한 지방자치단체들은 차제에 서울시와의 행정구역 조정에 착수하는 것이 해당 지역 주민편익 증진에 부합한다고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학계에서는 이번 이슈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소순창 한국지방자치학회 명예회장은 “메가시티 서울 이슈에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흔들리지 않고 외려 홍보 효과와 함께 필요성을 더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북부는 비수도권처럼 소외된 지역이지만, 성장잠재력을 가지고 있기에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여당에서 무시할 경우 총선에 외려 불리한 전선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서울 중심 균형발전 정책을 내세우면 전국의 전선이 두 개로 나뉜다. 여당에서 판을 흔들기 위한 선거전략일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득이 되는 것은 별로 없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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