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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완판 행진' 서울사랑상품권, 올 7월 또 풀린다

김기덕 기자I 2021.05.24 15:07:57

서울시, 추경 편성 통해 4000억 규모 발행
최대 10% 할인…대기수요 높아 조기완판 예상
제로페이담당관실 조직개편…규모 축소 우려도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인기가 높아지면서 발행 때마다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사랑상품권이 이르면 오는 7월 또다시 시중에 풀린다. 이번에 유통되는 금액은 총 4000억원 규모로 지난 한 해 동안 풀린 전체 발행금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각 자치구가 할인된 상품권을 발행하면 이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지역 내 매출 감소를 겪는 영세점포와 소상공인을 돕는 이른바 ‘착한 소비풍토’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 제로페이 QR코드가 설치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24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오는 6월 10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제301회 서울시의회 정례회에서 서울사랑상품권 추가 발행 등을 담은 시 추경안이 통과될 예정이다. 해당 안건이 시의회를 문턱을 넘으면 시는 이르면 7월에 총 4000억원 규모의 서울사랑상품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8100억원 규모의 서울사랑상품권을 분기별로 발행하려는 계획을 바꿔 연초 전체의 50% 가량을 판매한 만큼, 나머지 4000억원 가량은 오는 7~8월께 모두 풀기로 했다”며 “각 자치구 내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최대 10% 할인된 가격을 적용받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사랑상품권 가맹점 안내 스티커.(서울시 제공)
서울사랑상품권은 서울시가 소상공인 매출증대를 위해 2018년 12월 첫 선을 보인 제로페이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상품권이다. 각 자치구별로 발행하는 상품권을 통칭하는 명칭으로 실제 발행은 각 자치구가 담당한다. 예를 들어 마포구에서 발행하는 상품권은 ‘마포사랑상품권’으로 부르는 식이다

이 상품권은 초기에는 다소 불편한 결제 방식과 기존 신용카드에 비해 부족한 유인책, 민간페이 시장 포화 등으로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다만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비대면 결제 방식(가맹점의 QR코드를 촬영해 모바일상품권으로 결제)인 제로페이가 주목받는 상황에서 ‘통 큰 할인’에 나선 서울사랑상품권도 덩달아 큰 인기를 끌었다.

실제 시는 지난해 서울사랑상품권 발행 목표금액인 2000억원이 4월에 조기 소진돼 2~4차 추경을 통해 추가로 3000억원 이상의 서울사랑상품권을 발행했으나 모두 발행 당일 또는 조기에 완판됐다. 올 들어서도 10% 할인율을 적용해 첫 발행한 상품권은 현재 금천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모두 조기에 완판된 상황이다.

소비자는 10% 할인된 금액으로 상품권을 구입, 해당 자치구 내에 있는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비플제로페이, 체크페이, 머니트리 등 제로페이 결제앱에서 할인된 금액으로 살 수 있다. 100만원 상품권을 90만원에 살 수 있는 셈이다. 5월 현재 서울시내 제로페이 가맹점은 약 31만곳으로 지난해 초 코로나19 발생 직전(약 17만개)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었다.

서울사랑상품권 결제 앱.(서울시 제공)
서울사랑상품권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동네 음식점이나 미용실, 영세학원(강사 5인 이하) 등 평소 자주 소비하는 생활 밀접시설에서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실제 올 들어 5월까지 교육업종에 사용된 서울사랑상품권은 전체 결제 금액의 26%에 달한다. 다만 이 상품권은 대기업 계열 대규모 점포나 대형마트 등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시민들의 반응은 뜨겁다. 지난해 서울시민이 꼽은 코로나19 극복하기 위한 큰 힘이 된 뉴스로 제로페이·서울사랑상품권이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언택트 시대에 제로페이와 서울사랑상품권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최근 오세훈 시장이 조직 개편을 단행, 앞으로 추가 발행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 시장은 서울사랑상품권 발행을 담당하는 제로페이담당관실을 소상공인플랫폼담당관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안을 포함한 조직개편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제로페이담당관이 속했 있던 노동민생정책관도 공정상생정책관으로 부서명이 개편될 방침이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대표 정책인 ‘제로페이 흔적지우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시 관계자는 “제로페이가 소상공인플랫폼과로 이름이 바뀐 것은 기존 소상공인정책과에서 담당하던 사업을 가져와 온라인·모바일 기반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면 된다”며 “시민들의 이용 만족도가 높은 만큼 당장 제로페이 관련 사업을 축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 송파구 방이시장에 서울사랑 상품권, 제로페이, 온누리상품권 결제 가능을 알리는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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