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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감시사회 부르는 ‘공모죄 법’ 통과…야당 "최고의 날치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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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 기자I 2017.06.15 11:11:43

범죄 모의하거나 계획해도 처벌..정치적 악용 가능해 논란
''가케학원 스캔들'' 아베 위한 회기축소 의혹도

일본 국회는 15일 오전 7시 40분경 테러나 조직폭력, 마약밀매 등 중대범죄를 사전에 계획만 해도 처벌하는 ‘조직범죄 처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AFPBB제공]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일본에서 ‘감시사회’ 논란을 부른 조직범죄 처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15일 오전 7시40분경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매체들은 일본 국회가 조직범죄처벌법 개정안을 찬성 165표, 반대 70표로 가결했다고 보도했다.

이 개정안은 조직적 범죄집단이 테러나 조직폭력, 마약밀매 등의 중대범죄를 사전에 ‘계획’만 해도 처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범죄와 상관없이 이를 계획하거나 모의한 사실만 입증되면 범법자가 되는 것이다.

일본 정부와 집권 자민당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 등 국제적인 테러단체들이 2020년 도쿄올림픽을 노리고 있다며 이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법안 통과 직후 기자들을 만나 “국회의 논의에 입각해 국민의 생명,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개정안을) 적절하게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베 총리는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3년 앞두고 있다”며 “테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빠르게 연계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이 법안이 20세기 초 반정부 인사탄압에 이용된 ‘치안유지법’처럼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수사기관이 정부가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감시사회가 될 수 있다고 표결에 반대해 왔다.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원래 중의원을 통과한 법원이 참의원 본회의에 상정되려면 법무위나 특별위 등 소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집권자민당은 야당의 반발을 감안해 법무위 심사를 생략한 ‘중간보고’ 방식으로 공모죄 법안을 처리해 버렸다.

이에 민진당의 렌호 대표는 “최고의 날치기”라며 “전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이 가즈오 공산당 위원장 역시 “여당의 폭거”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자민당이 이 같이 ‘공모죄’ 개정안 통과를 강행한 게 ‘아베 살리기’의 일환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당초 일본 국회는 이 법안의 논의를 위해 18일까지 정기국회 회기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아베 총리가 사학법인 가케 학원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증거가 나오며 자민당에서 법안을 무리하리만큼 서둘러 처리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케학원은 재단 산하 오카야마(岡山) 이과대가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가케학원은 아베 총리가 미국 유학 시절부터 30여년간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친구 가케 고타로가 이사장이다.

회기가 길어지면 자칫 아베 총리에 대한 야당의 공격이 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자민당의 마츠야마 세이지 참의원 국회대책위원장은 “(중간보고 방식을 쓴 것은) 적당했다”며 국회 회기 연장은 필요 없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조직범죄 처벌법 개정안은 범죄의 행위와 관계없이 계획하거나 모의해도 처벌이 가능하다. 이에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는 소지가 많으며 표현의 자유도 제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야당과 시민사회들은 반대의사를 피력했다. [AFPBB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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